이대로 가다가 정말?'R의 공포'확산

[긴급진단]

페이롤택스 인하 등 비상 대책 강구
"금리 1% 인하하고 시중에 돈 풀어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는 'R(Recession)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세계 최고이고 경기 침체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큰소리를 치면서도 막후에서 미국 경제의 약세 현상이 지속하지 않도록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경제 살리기 비상 대책'에는 페이롤택스(급여세·payroll tax) 일시 인하,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 인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 등이 포함돼 있다.

페이롤택스는 개인이 근로를 제공하고 받는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이다. 페이롤택스가 낮아지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도 2009년 경기 침체가 끝난 이후에도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지 않자 2011~2012년 한시적으로 페이롤택스를 인하했었다. 미국인은 봉급의 6.2%를 페이롤택스로 내고, 고용주도 이와 동일한 6.2%의 세금을 낸다. 오바마 정부는 미국 근로자가 내는 이 세율을 4.2%로 한시적으로 낮췄다가 2013년 이를 다시 원상복구했다. 일각에선복지 예산 감축과 막대한 재정 적자를 초래할 이런 극약 처방을 검토할 정도로 트럼프 정권이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백악관은 그러나 "현시점에서 페이롤택스 인하를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한 통화정책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미국의 기준금리를 최소한 1%포인트 인하하고,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 정책을 신속하게 도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야당, 연준 탓하며 동네방네 화풀이
"트럼프 최대 취기…재선여부 달려"

'R'의 공포'가 트럼프 대통령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경기 호황'과 '주가 상승'을 최대 치적으로 포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기침체 가능성의 부상은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의 신호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불거졌던 지난 14일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경기 하강은 트럼프 재선을 망칠 것"(월스트리트저널), "경제가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나"(워싱턴포스트) 등의 헤드라인이 쏟아졌다. 실제로 대통령 재임 후반에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대부분 재선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연일 "미국 경제는 단연코 세계 최고"라며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는 배경이다.

미국 경기 침체 전조가 나타나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경제팀이 연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의 재선(再選)을 막기 위해 통화 당국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야당과 '가짜 뉴스'언론들은 경제 상황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침체 관련 주장과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불리한 경제지표를 아예 부인하는 억지를 부리거나 무리한 무역정책을 밀어붙이다 뒤집기까지 하고 있다. 경기침체 논쟁의 출발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다. 명백히 트럼프 대통령의 작품인데 슬쩍 다른 곳으로 책임을 돌린다. 경기침체 논란은 자신을 흠집 내기 위한 민주당과 반(反)트럼프 매체의 합작품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