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결혼 최하층 신분 불가촉 천민 남성 '집안의 명예 더럽혔다'끔찍 범행
[인도]

살인 청부업자 거액 고용, 수차례 시도 끝에
남편 잃은 딸 신분차이'명예 살인'철폐 운동

한 인도 남성이 사위가 천민이란 이유로 청부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외신들은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에 사는 57살 마루시 라오가 저지른 청부 살인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2018년 1월, 23살 청년 프라나이는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연인 21살 암루타와 결혼했다. 많은 사람의 축복이 쏟아졌지만 결혼식장에 암루타의 부모는 없었다. 그들은 딸이 인도 최하층 신분인 불가촉천민 프라나이와 결혼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결혼 후에도 암루타의 아버지는 둘 사이를 인정하지 않고 프라나이를 죽이겠다며 협박을 일삼았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프라나이와 암루타는 호주로 도망갈 계획을 세웠지만, 이주를 준비하던 중 암루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고민 끝에 두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면 그때 호주로 떠나기로 했다.

그러던 지난해 9월 14일, 아내와 산부인과에 들른 프라나이는 병원에서 나오다 변을 당했다. 병원 앞에 서 있던 괴한이 갑자기 프라나이를 습격한 것이다. 괴한은 프라나이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렀고, 결국 프라나이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눈앞에서 남편의 사망을 목격한 암루타도 큰 충격에 빠졌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괴한에게 살인을 사주한 사람이 암루타의 아버지 라오였다는 것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라오는 딸에게 여러 차례 낙태를 종용했으나 거부하자 살인 청부업자에게 1000만 루피, 우리 돈으로 약 1억 6800만 원을 주고 사위를 살해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그가 과거에도 세 차례나 살인 청부업자를 통해 사위를 살해하려다 실패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이후 암루타는 남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시작했다. 그는 '프라나이를 위한 정의'라는 SNS 계정을 열고 카스트 제도와 신분이 맞지 않는 사람들끼리 결혼했을 때 신분이 낮은 쪽을 죽이는 '명예 살인'철폐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암루타의 아버지 마루시 라오의 재판은 오는 9월에 열릴 예정이다. 라오의 변호사는 "천민 남성이 다른 계급의 여성을 협박해 결혼했다"며 명예살인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