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증후군 의심", "세상이 조국 중심으로 도는 '조동설'이냐"
일부 방송사 생중계…외신 기자도 참석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동환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이 3일 국회에서 연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 기자간담회는 오후 2시부터 4시 55분까지 약 3시간 동안 휴식 없이 진행됐다.

간담회는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시간 20분 동안 기자간담회를 했던 국회 본관 246호에서 '맞불' 성격으로 기획됐다.

청문위원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당 의원 10여명은 전날 조 후보자가 앉았던 자리에 나란히 앉아 조 후보자가 내놓은 해명을 릴레이로 반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도 자리를 지키면서 당 차원의 '조국 규탄 대회'와 같은 모양새가 연출됐다.

한국당은 전날 조 후보자 간담회에 '반론권'을 주장했고, 방송사들은 회의 일부를 생중계했다. 자신을 미국 포브스지 기자라고 밝힌 외국인도 통역을 통해 질문을 던졌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이 사회를 본 간담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각종 의혹에 대한 조 후보자의 해명 대부분을 '거짓말'로 몰아붙이며 조 후보자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새로운 의혹 제기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해명을 반박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김진태 의원은 "저는 태어나서 이렇게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 '리플리 증후군'이란 게 있다. 자기가 거짓말을 하고도 이게 거짓말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어제 조 후보자가 누군가 묘비를 밟고 사진을 찍어 불효했다는 취지로 가슴 아파했는데, 그곳은 장방형으로 가로세로 40㎝짜리 묘비가 있고 안쪽에 뼛가루를 모셔둔 소위 평 묘지(라 사진을 찍기 위해 밟지 않는다)"라며 "부친 묘소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걱정될 따름"이라고 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온 세상이 태양 중심이 아니라 조 후보자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한다"며 "천동설이 아니라 '조동설'을 주장하는 게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 후보자 관련 사모펀드가 우회상장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혹을 받는 코스닥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의 우모 전 대표이사의 전화번호를 확보했다면서 휴대전화를 마이크에 대고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다. 다만, 우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곽상도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서울대 환경대학원 및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일반인에게는 한 번도 불가능한 '보이지 않는 손'이 조 후보자에게는 이렇게 많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박인숙 의원도 딸의 논문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은 황우석 사건에 버금가는 우리 의학 역사와 생물학 발전에 아주 수치스러운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송언석 의원은 조 후보자가 '사모펀드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한 데 대해 "7년 전 사모펀드 론스타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이 정통한다고 시인한 상황이다. 백주대낮 새빨간 거짓말을 그냥 둬야겠느냐"고 했다.

김도읍 의원은 "과거 조국이 현재의 조국을 탄핵한다"며 "(간담회가 열린) 어제 조금 전 조국이 조금 이후 조국을 탄핵했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조 후보자의 각 현안에 대한 답변 영상을 상영하면서 '거짓말이야'라는 노래를 틀기도 했다.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