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 위임 부탁한 뒤 전화 바꿔줘…"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

(영주=연합뉴스) 손대성 최수호 기자 = "사실 그날 정 교수가 저한테 전화해서 조국 교수를 바꿔줍디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부터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전화로 거짓 증언을 종용받았다고 폭로했다.

조 후보 딸 표창장 논란 이후 최 총장이 조 후보와 통화했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총장은 5일 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압수수색을 한 뒤 아침 출근 전에 정경심 교수가 나한테 전화해 (표창장 발급을) 본인이 위임받은 것으로 해달라고 한 뒤 조국 교수를 바꿔줬다"고 밝혔다.

이어 "(조 후보가)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느냐. 법률고문팀에 물어보니까 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인 문제이고 조 후보는 전혀 상관이 없어서 거론하지 않았는데, 제가 정 교수를 시켜 예산을 따내려는 것을 거절했다는 말을 접하고 '이상한 사람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가 야망을 갖고 법무부 장관을 하려는 것 때문에 (그동안) 통화한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는데 실망을 많이 했다"며 조 후보자와 통화 내용을 공개한 이유를 말했다.

최 총장은 "(그 전에) 통화한 적은 없고,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딱 한 번 정 교수를 통해 카톡을 보낸 적이 있다"며 "조 후보가 오버하는 것을 보수 진영에서 비아냥거리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대가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어려움을 겪자 정 교수를 통해 제한을 풀어달라고 했다는 조 후보자 측 주장에 대해 "아까 그 얘기 들을 때는 조 후보자와 통화했다는 얘기를 할까 봐 선수를 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예산 청탁을 거절했다고 하는데 청탁한 적도 없다"며 "사람이 참…. 법무부 장관이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총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통화에 대해서는 "팩트체크하고 그런 얘기다"며 "당시 전화가 많이 와서 답변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표창장, 이걸 잘 얘기해줄 수 있느냐…뭐 그런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 후보자 딸이 2010년 6월인가부터 2012년 9월까지 봉사활동을 해 2012년 9월 7일에 표창장을 받았다고 돼 있다"며 "조 후보자 부인인 정 교수가 우리 학교에 온 게 2011년 9월 1일이니 딸이 2010년 6월부터 다닌 것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먼저 와서 엄마 오는 것을 준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 있을 수 없다"며 "내 추측으로는 애 스펙 쌓는 데 목적을 두다 보니 날짜를 애한테만 맞추고 자기가 부임한 것을 생각 못 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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