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가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9·11 테러와 같은 대규모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홍콩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대규모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지난 2001년 미국 뉴욕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8주년 되는 날이다.

이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9·11 테러 피해 현장을 찍은 사진도 같이 올라왔다.

차이나데일리는 홍콩 시위대가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 같은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더 상세한 증거를 요구하는 홍콩 언론의 요구에 차이나데일리는 별다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홍콩 내에서는 거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9.11 비극을 조롱하는 것인가", "9·11 테러로 고통받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존중을 보여라", "가짜 선동 집어치워라"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차이나데일리는 '상당수 홍콩 시위대는 배우이다', '홍콩 시위대가 수류탄 발사기를 운반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펴 홍콩 내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지난달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홍콩 시위자들에 반대하는 중국의 허위 정보 선전전에 연루된 계정들을 대거 적발해 이를 중단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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