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LA 길거리서 사는 노숙자 신세"
뉴스진단
영화제작 사업으로 돈방석, 하루 아침에 파산
채권자들에 쫓겨 거처 옮겨다니다 결국 알거지
"돈 욕심에 일그러진 인생…다시 시작하고 싶어"

"고등학교 수석졸업생으로 고별사를 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월스트리트의 촉망받는 투자은행 직원이었는데, 지금은 LA 도심의 노숙자 캠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CNN 방송이 17일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LA 노숙자 문제를 진단하면서 10년 전 노숙자로 전락한 50대 남성의 사연을 전했다.

숀 플레전츠(52·사진)는 LA 도심 한인타운 인근 노숙자 캠프에서 생활한다. LA시 권역에 있는 6만여 노숙자 가운데 한 명이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군인(공군)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플레전츠는 화목한 가정에서 전도유망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고교를 수석 졸업하면서 여러 대학의 입학 제의를 받았다. 그의 선택은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 예일대였다.

예일대 경제학부를 나온 그는 월스트리트에 직장을 구했다. 첫 직장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였다. 그는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스펙'에다 탄탄한 미래가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플레전츠가 돈 욕심을 내면서 모든 게 일그러졌다. 그는 친구의 투자 제의에 할리우드 영화제작 사업에 돈을 댔고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했다. 1990년대 초중반 DVD 플레이어가 한창 보급되던 무렵에는 꽤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플레전츠의 영화사업 투자는 부침이 심했다. 급기야 동업자의 잇단 제작 실패로 그가 투자한 회사는 파산 신청했고 플레전츠는 졸지에 연대 채무 보증자로 채권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무렵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뜨고 플레전츠는 정신적 및 육체적으로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이곳 저곳으로 거처를 옮겨다니다, 결국에는 차에서 생활했고 그 마저도 잃게 돼 결국 노숙자로 전락하게 됐다. 플레전츠는 전국의 수많은 노숙자들과 마찬가지로 마약이 그의 인생의 일부였지만, 마약은 노숙자가되기 전에 시작했고 그것이 그를 길거리로 내몬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플레전츠는 동성애자다. 플레전츠 자신은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또 다른 노숙자 남성과의 결혼을 고려하고 있다.

플레전츠는 목욕시설과 같은 더 실제적인 개선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가 위생상의 문제를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노숙자들이 샤워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숙자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표현했다.

환하게 웃으며 플레전츠는 "나는 다시 스몰 비즈니스를 시작할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심각한 LA노숙자 문제
트럼프' 특단의 조치?'

LA는 노숙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처방을 강구하고 있다. LA 카운티의 노숙자 수는 전년 대비 12% 급증했고, LA시 권역으로만 한정하면 전년 대비 16%나 늘었다. LA 시와 카운티 당국은 이런 추세라면 LA가 곧 뉴욕을 추월해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노숙자가 사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도 LA 노숙자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LA타임스는 오늘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LA를 찾은 김에 노숙자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대책을 발표할지도 모른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