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켈레 대통령 "스마트폰이 유엔총회의 미래"…화상회의 활성화 제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단에서 셀카를 찍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유엔 엠블럼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그는 연설 후 이 사진을 '유엔셀피'(UNselfi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이 연설을 듣는 사람보다 이 셀카를 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단순히 첫 유엔총회 연설을 기념하기 위해 찍은 '인증샷'만은 아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빈곤과 폭력에 시달리는 자국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셀카를 화두로 유엔이 기술변화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직접 모이는 형식은 점점 구식이 돼가고 있다. 중요한 국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유엔에 모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이 유엔총회의 미래"라며 화상 회의 등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나 빈곤, 기아와 같은 국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인들을 유엔총회에 초대하고, 상금을 내걸어 청년들로부터 독창적인 해결 방안을 공모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엘살바도르 역대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친숙하고 청바지와 가죽 재킷을 즐겨 입는 '아웃사이더' 정치인으로 알려져있다.

연설에서 왜 자국 상황이나 이민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켈레 대통령은 다른 자리에서 그 문제들을 논의했다며 엘살바도르를 "변화를 위한 목소리"로 내세우고 싶었다고 답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했던 그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국이 불법 이민 차단을 위해 애쓴다면 합법적인 이민도 지지하고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