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회의 회의 성격'시노드' 시작…신부 부족 미사 어려운 남미 아마존, 허용 여부 논의

전 세계 가톨릭 신자 3200명당 신부 1명
아마존 7200명도 안돼, 85% 미사 불가능
반대 의견 팽팽…투표 후 교황 최종 결정

과연 가톨릭 교회에 결혼한 신부가 탄생할 수 있을까. 지난 6일 바티칸에서 개막된 시노드(주교 등이 참석하는 자문기구 성격의 회의)에 사제 결혼에 관한 안건이 올라오면서 수백년 이어온 전통이 깨질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은 3주간의 시노드를 개막했다. 회의 주제는 '아마존의 완전한 생태와 교회를 위한 새로운 길'로 남미 아마존 지역의 대규모 벌목 등 환경 문제가 중심이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지역에서 결혼한 남성을 신부로 받아들이는 문제이다.

가톨릭은 성공회 출신의 결혼한 성직자를 받아들인 적은 있지만 수백년 넘게 신부는 원칙적으로 결혼을 할 수 없었다. 이는 신부가 종교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도 평가된다.

앞서 지난 6월 남미 지역 가톨릭 교구에서는 "크리스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가정이 있더라도 연륜 있고, 지역에서 존경받는 인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러한 의견이 나오게 된 데는 이 지역에 신부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신자 3200명에 1명의 신부가 있지만, 남미로 범위를 좁히면 7200명당 1명이고 아마존 지역은 신부 부족이 더 심하다. BBC는 아마존의 85%는 신부 부족으로 매주 미사를 할 수 없고, 1년에 한번만 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남미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지에 '결혼한 신부'를 두는 것에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이지만 오랜 전통을 바꾸는 일에 가톨릭 모두가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이번 시노드에 참석하는 우루과이의 마틴 라사르테 신부는 WSJ에 "한 지역에만 적용해 논의하기에 적절한 주제가 아니다"라면서 "때로는 모두가 같은 속도로 걸을 필요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회의 기간 184명의 주교 등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투표할 예정이다. 시노드가 곧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결론을 전해받은 뒤 최종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교황, 신임 추기경 13명 임명
개도국 출신 다수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개발도상국 출신이 다수 포함된 추기경 13명을 새로 임명했다. 임명식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치러졌다.

이번에 추기경직에 오른 사제 대다수는 이민자, 빈곤 등 문제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며 다른 종교와의 대화를 증진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념적으로 결을 같이 해 온 사제들이다. 출신지를 미주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다양화한 것은 소외된 교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추기경으로 임명된 사제 중에는 인도네시아의 이그나티우스 수하료 하르조앗모조 자카르타 대주교와 모로코의 크리스토발 로페즈 로메로 라바트 대주교 등 무슬림 국가 출신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추기경은 가톨릭에서 교황 다음가는 최고위 성직자로 세계 교회 운영에서 교황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지난 추기경은 현재 128명이며, 이 중 67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나머지는 이전 교황 시절에 임명됐다.

현재 한국 출신은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추기경 두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