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에 걸린 딸의 버킷 리스트(소원 목록)를 이뤄주겠다며 대대적인 모금을 벌인 미국 여성이 딸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21일 AP통신은 대배심이 이날 켈리 러네이 터너(41)를 딸 올리비아 갠트(당시 7세)의 죽음과 관련해 살해, 아동학대, 절도, 기부 사기 등 혐의로 기소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터너는 2017년 발생한 딸 올리비아의 사망을 초래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애초 올리비아는 여러 가지 불치병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졌었다.

터너는 버킷 리스트를 이뤄주겠다며 올리비아가 소방관, 경찰 등을 만나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당시 휠체어에 앉은 올리비아가 '소방관 되기', '경찰과 나쁜 사람 잡기', '상어에게 먹이 주기' 등 버킷 리스트를 적은 종이를 들고 있는 영상이 현재도 온라인상에 남아 있다. 한 단체는 박쥐 공주 캐릭터로 분장하고 싶다는 올리비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1만1000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터너는 이외에도 여러 단체로부터 올리비아를 위한 기부금을 받았다.

올리비아의 실제 사망 원인은 현재 명확하지 않다. 지난해 시신을 부검한 결과 터너가 주장했던 불치병의 물리적 증거나 발작 장애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한 의사는 딸의 상태가 너무 심하다며 터너가 튜브 삽입을 포함한 모든 의료 조치를 중단하기를 원했으며 DNR(심폐소생술 금지)을 요구했다고 수사 기관에 밝혔다. 터너는 올리비아를 집으로 데려가 호스피스 케어를 하겠다고 했고, 올리비아는 집으로 간 뒤 몇 주 뒤 숨을 거뒀다.

이후 이번에는 올리비아의 언니가 아프다며 병원을 다시 방문하자 의사들은 터너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수사가 시작됐다. 터너는 아픈 사람을 극진하게 간호하는 모습으로 타인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의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