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5세·2세 젊은 창업자들 주류사회 도전장, 마케팅 본격화 미국 업계 시선집중

[뉴스포커스]

'모어랩스'1년만에 1천만불 매출, 8백만불 투자 유치
한인 형제 출시 '더 플러그'내달 18일부터 공식 판매
"미국 숙취해소제 시장 잠재력 무궁무진, 성공 선예약"

한국사회에서 '음주'가 차지하는 문화적 비중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직장 회식 모임, 동창 모임 등 잦은 술자리를 갖는 '술의 민족' 한국인들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다음날 숙취로 고통받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선 편의점이나 약국 등지에서 숙취 해소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숙취로 고통받는건 한국인 뿐만이 아니다. 미국인들도 술 마신 다음날 고생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LA의 한인 1.5세, 2세 젊은 사업가들이 미국 숙취 해소제 시장 석권을 노리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인 시장이 아닌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숙취 해소제를 개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중 '모어랩스'의 이시선 대표가 대표 주자다. 한국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접한 숙취해소 음료에 충격을 받아 본업을 접고 LA에서 숙취해소 음료 사업을 시작한 그는 창업한 지 3개월 만에 100만 달러, 1년 반 만에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화제를 낳았다. 특히 그는 '모어랩스'의 성장 가치를 인정받아 알토스벤처스, 슬로우 벤처스 등으로부터 800만 달러의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숙취해소제의 목적은 두통 및 속쓰림을 동반하는 숙취로 인해 힘들어 하는 소비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인데 "한국에서도 숙취해소 음료에 대한 수요가 만만치 않지만, 소비 규모로 볼때 미국 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숙취해소제가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확장됐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볼때, 숙취해소제 시장에 대한 잠재력은 미국이 훨씬 더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시장에 대한 공략은 아직도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여전히 99%에 해당하는 잠재 시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데에는 미국 시장에서의 노하우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과 다른 미국 소비자들의 생활과 문화를 눈여겨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한국인은 과음을 해야만 비로소 숙취해소 음료를 찾지만, 미국인은 특별히 과음을 하지 않아도 와인 한두잔 마시는 캐주얼 드링커들이 제품을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에게 숙취해소 음료는 단순히 숙취를 해소해 준다는 개념을 뛰어넘어 몸을 보호하고 다음 날의 '생산성'(productivity)을 늘려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문화의 차이를 알기까지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대화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어랩스'에 이어 숙취해소제 시장에 발을 내딘 또 하나의 제품은 '더 플러그'(The Plug). 한인 2세 형제인 레이 김(27)과 저스틴 김(26)씨가 내놓은 더 플러그는 인큐베이터로 시작해 웹사이트 인디고고의 프리오더 과정에서 단 24시간만에 목표액 1만 달러를 달성,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은 대학내 파티, 유튜버 등의 소셜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더 플러그'를 홍보하면서 시장 공략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김 씨 형제는 온라인 시장은 물론 마켓, 리커스토어, 월그린 등 오프라인 시장을 노리고 내달 18일부터 공식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 씨 형제 역시 부모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가 숙취해소제를 접한뒤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현재 미국에는 행오버 조스(Hangover Joe's Recovery), 파티에이드(Partyaide), 치어스(Cheers) 등 50여개가 넘는 숙취해소 제품 판매 회사들이 점차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들 한인 젊은이들이 들고나온 '모어랩스'와 '더 플러그'가 어떤 성공담을 일궈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