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자금 부담 불구 '기대 혜택' 무궁무진…미주 한인사회도 준비와 전략 필요


본보 창간 20주년 특별 기획 / 전문가 인터뷰 경제분야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경제학 교수


본보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사회·정치, 경제, 종교, 그리고 통일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집중 인터뷰 및 대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국제관계'를 조명해 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다.

통일되면 北 저렴한 노동력, 광물자원 활용가치 엄청
천연개스 파이프라인 설치 등 세계 경제 긍정적 효과
한인들 북미 브릿지 역할…'틈새 공략' 가능성 기대

▣통일을 바라지만막대한'통일 자금'을 걱정하고 있다.
독일 통일의 경우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하는데 있어 오랜 기간 동안 1년 GDP(국내총생산)의 5%정도의 비용이 들어갔다. 한국의 경우는 그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 남한의 경우 1년 GDP의 10-15% 정도의 비용이 수 년 동안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될 경우 경상수지가 흑자가 적자로 전화될 수도 있고, 원화가치도 크게 하락할 수 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들어가야만 하는 비용만 봐서는 안된다. 통일이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혜택(benefit)을 봐야한다. 북한이 남한한테 줄 수 있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저렴한 노동력 및 광물 자원이다. 북한에는 1700만명의 저평가된 노동력이 있다. 활용 가치가 다분하다. 철광석, 구리, 니켈, 텅스텐, 망간, 그리고 희토류 등 풍부한 광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개발될 경우 광물자원의 가치는 5000억 달러에서부터 1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미국이 경제적 지원이 가능할지.
직접 자금을 제공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연방의회에서 예산을 마련해야 하기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은행, IMF, 수출입은행 등 우회적인 방법을 활용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 또한 대출 보증도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하려면 규제 해제가 필요한데, 미국 정부가 그러한 규제들을 풀어준다면 북한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 남한이 짊어져야하는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동북아시아쪽으로 보면 몽골, 러시아 등 2억명 인구를 차지하는 시장이 존재한다. 시장이 개방되면 철도나 배를 통해 직접적인 수출이 가능해진다. 러시아의 천연 개스 컴퍼니(Gazpom)의 경우 시베리아 지역에서 남한, 더 나아가 일본까지 북한을 경유해 파이프라인 설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설치가 이뤄진다면 더 저렴하고 깨끗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가 가능해져 동북아 경제에 적지 않은 상호이익 실현이 가능하다. 육로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이 가능해질 경우, 운송 비용 및 시간 절감으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 한국 및 일본 상품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유럽 시장도 마찬가지다. 세계 경제에 활성화 및 상호 이익 실현에 큰 동력으로 작용될 수 있다. 즉, 새로운 시장이 한국 기업에 생기는 것인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세계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도 이득을 볼 수 있을까. 그에 대한 준비는?
미주 한인사회는 경제 규모 면에있어서 남한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비해서 경제규모가 작다. 비즈니스 투자 및 협력관계에 큰 역할은어렵다고 본다. 여기서 투자가 이뤄진다하더라도 대규모 투자 및 기술 제공은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남한보다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더 바라고 있기 때문에 미주 한인사회는 북한 및 미국 양쪽에 대한 정보 및 이해 관계가 있으니 브릿지 역할 을 통한 틈새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위해'Strategy Plan'이 필요하다. 즉, 전략을 잘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시장을 오픈하니까 '투자해서 이익을 남기자', 또는 '여행을 가자'는 등의 차원이 아니라, 미주 한인 경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누가, 어떠한 방법으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선행되야 한다.

☞손성원 교수는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백악관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임.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과 LA한미은행장을 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선정 올해의 경제전문가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