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이탈 가속 한인 교계 초고령화 진입…재정·선교 등 주역,'실버 미니스트리'부상

[창간기획 / '100세 시대, 시니어 세상']

100세 시대. 이제 옛날에'노인'이라고 불리던 연령대가 더이상 노인이 아니다. 65세가 넘었다고 '노인'이라고 부르면 야단맞는다. 비록 나이는 65세 지만 몸과 마음은 55세다.그래서 나온 말이 '시니어'다. 지금 남가주 한인사회는 그야말로 '시니어 세상'이다. 경제, 사회, 종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주도 세력'으로 커져 버렸다. "시니어들이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본보는 창간 기획으로 '100세 시대, 시니어 세상' 시리즈 기사를 마련했다.

대형 교회들도 60~80대 시니어 교인 절반 육박
베이비붐 세대 은퇴 2028년 55세 이상 70%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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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서 다각도로 교회 사역 중심으로 부상
신앙성숙, 경륜 등 긍정 측면 살린 목회 변화 필요

한인교회의 고령화 현상이 빠르다. 청소년, 청년 등 젊은 세대의 교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60세 이상의 교인 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UN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리고 20% 이상일 경우에는 초고령사회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 수치를 남가주 한인 교회에 적용할 경우 대다수 한인 교회들이 초고령 교회로 접어든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이 영어권 교인들이 한국어 중심의 한인 교회를 점점 더 멀리하고 한국서 새로 이민오는 한인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은 이같은 교회의 고령화를 점점 더 부추기고 있다. 역으로 말하면 한인 교계에서 시니어 교인들의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LA에 있는 한 교회는 최근 두 곳의 작은 교회가 합쳐지면서 교인 수가 200명 정도로 늘어났다. 워낙이 노령층의 교인들이 많았는데 합쳐진 교회 또한 주로 60~80대 교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 교회의 한 시무장로는 "교인 평균 연령이 65~70세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회는 영아부, 유년부, 청년부 등이 없는 대신 노인 신자들이 아주 열심"이라며 "당연히 시니어들의 교회 내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고 교회 재정도 노인 신자들의 헌금에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A한인타운 나성열린문교회의 박헌성 담임목사는 "우리 교회도 내년부터는 시니어 대학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노인 인구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며 "교회 출석교인 2000명 가운데 40%정도가 65세 이상이며, 재정 기여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목사는 "재정, 신앙, 경륜 면에서 시니어 교인들은 교회 운영에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세대로 자리잡았고 무궁무진한 맨파워를 파탕으로 시니어들의 신앙 성숙도는 복음화 기여도도 매우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한인 교회 내 시니어들의 역할 비중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한인 교회들의 다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렌데일 인근에 위치한 충현선교교회(담임 민종기 목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창립한지 30여 년이 된 충현선교교회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샬롬대학'이라고 하는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회화, 컴퓨터, 태권도, 그리고 라인 댄스 등 과목도 20개나 된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시니어들이 주일 예배뿐만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취미 및 운동의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민종기 목사는 "현재 시니어분들의 분포가 교회 출석교인 2000명 가운데 30% 정도에 이르고 있고 재정적인 기여 부분에서도 비슷한 비율"이라며 "시니어 교인들의 교회 내 헌신은 소중한 자산으로 교회의 뿌리, 즉 그루터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 목사는 "향후, '실버 미니스트리'에 대한 중요성이 빠른 속도로 부각될 것"이라며, 시니어분들이 교회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각도로 사역의 중심에 설 수 밖에 없다"부연했다.
민 목사는 "시니어들이 선교 및 교육 등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교회가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지원하는 것이 한인 교회의 미래를 위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사명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교계 관계자는 "한국 교계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해 2028년이 되면 현재 시무하고 있는 대다수 50대 목사와 장로들 상당수가 은퇴하고 전체 교인의 66~70%가 55세 이상의 교인들로 구성된 고령화 교회 시대를 맞게 된다"며 "미주 한인 교계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추세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니어 중심의 목회로 전환하는 등의 보다 긍정적인 안목에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