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노령화 소유 주택 매물 급증, '밀레니얼 세대' 기피 지역'빈집'양산 우려

뉴스진단

'베이비 부머들' 20년간 집 2000만개 내놓을듯
젊은 세대, 노인들 모여 사는 도시갈 요인 없어
도시 노후화·재정 약화·공공인프라 축소 문제

미국에서 '빈집'증가와 이로 인한 소규모 도시의 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명 '베이비 부머'세대가 나이 들어가면서 이들이 소유했던 집은 시장으로 나오는데, 여기에 새로 들어가고자 하는 젊은 세대는 적기 때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시연구업체 메트로사이트를 인용해 미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는 2017~2027년 사이 주택 약 900만 개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2037년까지는 약 2100만 개 주택이 비워질 예정이다.

문제는 인구학적으로 앞으론 주택 수요가 공급을 밑돌 거란 것과 빈집들이 젊은 세대가 선호하지 않는 지역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신문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 직후 세대인 X세대나 밀레니얼 세대는 부머 세대보다 인구학적으로 그 수가 적고, 재정적으로는 불안정하다. 특히 X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자기 소유의 집을 구할이 가능성이 작다. 또 2000년 이후 미국 내 가계소득증가율이 정체돼 가계부채와 학생 부채가 급증하면서, 집 살 여력 자체가 더 줄었다. 지난해 기준 미국 학생 부채 전체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약 1670조 원)에 달한다.

빈집이 많은 지역으로 이사할 유인이 적은 것도 문제다. 메트로사이트 연구에 따르면 빈집은 은퇴한 노인들이 모여 사는 애리조나나 플로리다 혹은 러스트벨트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같은 해안가 대도시의 주택을 선호한다는 게 WSJ 설명이다. '수요-공급'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실버타운'같은 곳에 노인들이 모여 살아야 교류할 수 있었다면,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승차 공유나 무인차 등 기술혁신으로 노인들이 젊어서 살던 지역에 쭉 머무를 수 있게 된 것도 한 요인이다.

주택연구업체 질로우는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실버타운인 애리조나의 선시티도 2027년까지 거주자 3명 중 1명이 사망하거나 보조 생활 시설로 이주하면서 빈집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선시티에는 현재 2만6000가구(3만8000여 명)가 살고 있는데, 2037년에는 이곳 주택 3분의 2가 공실이 될 전망이다.

윌리엄 프레이는 브루킹스인스티튜트 도시 정책프로그램 선임자는 "지역 경제가 노인 인구에 의존할 경우, 집은 매물로 나올 뿐 팔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소규모 도시에 젊은 세대는 떠나고 노인 세대만 남으면서, 노후화와 인프라 축소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WSJ는 한국 시골에 젊은 세대는 떠나고 노인 세대만 남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비슷한 '소규모 도시의 소멸'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문제를 보완해나갈 방법은 입주 나이 제한을 없애거나 낮추고, 놀이터와 학교 등의 시설은 추가하되 집값은 오히려 낮춰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