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가정상담소 가정폭력 상담의뢰 급증…올들어 400건 56% 증가 6년래 최고치
[뉴스포커스]

"전문기관에 도움 신청 적극적" 인식 변화
50% 이상 40대 미만, 80~90% 부부·연인
도움 필요하나 방법 모르는 피해자들 많아

올들어 한인 가정 폭력 상담이 급증,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새 감소추세를보이다 갑자기 50%이상이나 증가해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한인가정상담소(소장 카니 정 조)가 분석한 LA지역의 가정폭력 전체 건수는 4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해동안 보고된 257건과 비교해 볼때도 55.7%(143건)나 급등한 수치다.

가정상담소에 따르면 전체 가정폭력 상담 건수가 지난 2014년 139건, 2015년 및 2016년은 각각 188건으로 동일했고, 2017년은 149건을 기록했는데, 2019년 가정폭력 전체 건수는 지난 6년간 통틀어 최고치를 보였다. <표참조>

가정상담소에 상담을 의뢰한 가정폭력 관련 상담자의 50% 이상은 40대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가정상담소는 40대 미만의 한인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정보력이 많기 때문일 뿐 사실상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은 더욱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상담자의 80~90%가 부부이거나 연인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상담소는 가정폭력 전체 건수가 올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에 대해 가정 폭력에 관한 한인들의 인식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정폭력이 가정 내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전문 기관의 도움을 요청하는 한인들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정 폭력부서에 배당되는 펀드 금액이 늘어나면서 세미나 등의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치게 된 것에도 큰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한인가정상담소가 주최한 '한인사회 내 가정폭력'컨퍼런스에는 LA 경찰국, 학계, 법조계 등 주요 전문가들이 참석해 가정폭력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LA와 오렌지 카운티 지역의 종교지도자 120여명이 참석해 가정 폭력에 대한 인식 바꾸기 및 적극적인 예방법 등을 교육 받았다.

가정상담소는 "남가주에 거주하는 한인 70~80%가 기독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종교 사역자를 대상으로 전문기관에서 가정폭력에 대해 교육한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인타운의 한 교회 사역자는 "몇몇 신도들이 가정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전문기관의 상담을 권장했다"며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상담을 받고 나서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인가정상담소는 가정폭력의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사태 해결 확대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하우징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우징 서비스는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된 후 가해자와 피해자가 격리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립이 불가능한 피해자를 일정기간 렌트비 보조를 통해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신분에 상관없이 무료로 카운슬링 및 법률 상담 서비스도 지원한다.

가정상담소는 "가정 폭력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특히 많았던 올 한해의 가정폭력 전체 건수가 급등한 것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방법을 몰랐던 한인들이 많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가정폭력에 대한 교육 대상을 폭넓게 하고 전문기관에서 대응법을 교육시켜 보다 많은 한인 피해자들이 가정폭력에 대처할 수 있도록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