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범가너는 1억 달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 다른 좌완 FA(자유계약선수)인 류현진(32)에겐 어떤 영향이 미칠까.
2019년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엔 돈 잔치가 펼쳐졌다.
투수 최대어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거액을 손에 쥐고 차기 행선지를 정했다. 여기에 잭 휠러 역시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제시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손을 잡고 FA 대박을 터뜨렸다.
대형 FA들이 속속 계약을 맺으면서 시선은 범가너와 류현진에게 쏠렸다. 좌완 투수 중 FA 빅네임으로 꼽힌 두 투수가 어떤 팀과 어느 정도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지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앞선 FA 투수들이 총액 1억 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에 도장을 찍으면서 형성된 1억 달러 기준선을 돌파할지도 관심사였다.
하지만 범가너는 바라던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에 실패했다. 애리조나와 5년 85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원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퀄리파잉오퍼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온 범가너는 여러 팀의 관심을 받았지만 계약 규모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투수 계약 규모도 범가너의 계약으로 주춤했다.
범가너의 계약은 류현진에게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같은 좌완이고 비슷한 점이 많다. 언론에서도 범가너와 류현진을 같은 범주에 넣고 비교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타 구단이 범가너의 계약을 기준삼아 류현진에게 접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류현진이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으로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아직 시장엔 선발진 보강을 노리는 구단들이 남아있다. 대부분의 대어급 투수들이 새 둥지를 찾은 상황 속에서 시장에 남은 류현진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치는 높아진다. 류현진이 범가너를 뛰어넘는 조건에 도장을 찍을 여지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또한 류현진의 에이전트가 구단에 '악마'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라는 점도 주요 포인트다. 대형 계약을 따낸 콜과 스트라스버그, 앤서니 랜던까지 보라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3차례나 이끌어냈다. 류현진에게 충분히 기대 이상의 계약을 안겨줄 역량이 있는 인물이다.

서장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