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난민 지원도 호소…"이웃 고통 치유서부터 변화 시작"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그리스도라는 빛을 통해 무력 분쟁과 사회적 불의, 종교적 박해 등의 어둠이 극복되기를 기원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의 중앙 발코니에서 발표한 성탄절 공식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Urbi et Orbi)를 통해 이러한 염원을 언급했다.

2013년 즉위한 이래 7번째인 올해 성탄절 메시지를 관통하는 주제는 분쟁 종식과 평화·안정이었다.

교황은 특히 무력 분쟁과 정치적 불안정, 종교 갈등, 반정부 시위 등으로 위기를 겪는 중동·아프리카·남미·유럽 일부 국가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혼란을 이겨내고 하루빨리 평화를 되찾기를 소망했다.

교황은 먼저 지난 10년간 참혹한 내전을 겪은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을 언급하고 그리스도가 그들에게 안식을 가져다주길 희망했다.

반정부 시위로 국가적 혼란을 겪는 레바논과 이라크,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직면한 예멘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남미 여러 나라가 사회·정치적 격변에 휩싸여 있다는 점을 지적한 교황은 특히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불안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했다.

또 러시아와 분쟁 상태에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아울러 부르키나파소·말리·니제르·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무장 공격이 자행된 점을 언급하며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탄압받는 교인들을 위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존엄 있는 삶을 위해 목숨 건 항해를 시도하거나 모진 고문과 박해, 비인간적 대우에 시달리는 이주민·난민들을 위한 기도도 간구했다.

교황은 "결국 무덤이 될 바다와 사막을 건너도록 하는 것,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학대와 고문이 자행되는 구금시설에 방치하는 것 등은 모두 불의"라며 이주민·난민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는 많은 거대한 문제가 있지만, 사람들은 애써 이런 불의를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 형제·자매들의 고통을 치유해주는 것에서부터 우리 공동체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