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 탓" 겨우 0.5% ↑…베이비부머 고령화·이민 감소 영향

미국에서 올 한해 출생, 사망, 유입·유출 인구를 모두 고려한 인구 변화율이 지난 10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미국 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인구는 지난해에 비해 약 0.5%인 약 150만명이 증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1917~1918년 이래 최저치라고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수석 선임연구원이 설명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분의 감소가 이 같은 추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 미국의 인구 자연증가분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명 미만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구수가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에 따른 현상이며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고 프레이는 분석했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70, 80대로 진입하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가임기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자연증가분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자 수 감소도 인구 증가율이 줄어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통계국의 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해외에서 미국으로 온 이민자 수는 약 59만 5천 명이었는데, 이는 2016년의 100만 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통제 정책과,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은 예전과 같은 '기회의 땅'이 아니라는 인식이 어우러져 이민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프레이는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민은 우리가 잘 활용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라며 "이민자들은 더 젊고 아이를 가질 확률이 높아 전체 인구의 연령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지난해 미국의 출생아 수가 3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CDC에 따르면 미국의 출생아 수는 4년 연속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