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공상과학소설에 단골 등장'로봇혁명·달나라 휴가'등 아직 먼 길

지구촌

CNN "과거 전문가 예측 안맞는 것 많아"
아무리 과학 발달해도 미래 진단 어려워

'팔뚝에 이식해둔 알람시계를 설정하는 걸 깜빡해 회사에 늦었다. 수천마일 떨어져 사는 가족과 가상 포옹을 하고 유인원 기사가 모는 차에 올라탄다. 힘든 하루겠지만 달나라 휴가가 며칠 남지 않았다.'

공상과학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던 2020년이 되면 이런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빗나간 것이 적지 않았다고 CNN방송이 1일 보도했다.

CNN방송은 '로봇 혁명의 지연'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2006년 미국 엘런대는 로봇과 인공지능(AI)이 2020년까지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돼 인간의 육체노동을 거의 완벽하게 넘겨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미래학자 이언 피어슨은 한발 더 나아가 인간 이상의 지능은 물론 감정까지 가진 컴퓨터가 2020년까지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 역시 아직은 현실화하지 않았다.

피어슨은 CNN방송에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빠르게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AI가 세기 초반에는 매우 빨리 발전해서 2015년쯤에는 사람보다 똑똑한 기계를 갖게 될 거라는 예상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어슨은 자신이 주장한 것 중 85% 정도는 현실화가 됐다고 했다.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의 일상화와 소셜미디어의 확산 등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2020년이 되면 음식을 소비하는 방법에도 크게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고 CNN은 전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2004년 펴낸 책에서 "소화기관과 혈관에 있는 수십억개의 작은 나노로봇들이 필요한 영양분을 정확하게 알아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달나라 여행도 마찬가지다. 2010년에 20만 달러를 주고 우주탐사 기업 버진 갤럭틱의 여행권을 샀다는 짐 클래시는 "2020년까지는 정기적인 운항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명왕성 착륙이나 150세까지의 수명 연장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CNN은 1964년 미 랜드연구소가 전문가 82명을 인터뷰해 내놓은 미래 예측 보고서 내용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에는 로봇이 집안일을 하고 화성 착륙이 성사된다. 1995년이면 인간의 수명이 50년 늘어나고 1999년에는 달에 군사력을 배치할 수 있다. 2015년에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혼수상태 기술이 나오고 2020년에는 사소한 일을 시킬 수 있도록 유인원과 다른 동물의 사육이 가능해진다. 2020년을 바라보던 1960년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