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당국 "비상착륙 시도하다 무게 줄이려 기름 버려…적법한지 조사중"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이영섭 기자 = 미국에서 날아가던 비행기가 항공유를 쏟아내 초등학생 수십명을 포함한 약 60명이 기름에 맞았다고 미 CNN방송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 인근을 지나가던 한 비행기가 공중에서 항공유를 버려 인근 초등학교 5곳과 고등학교 1곳이 영향을 받았다.

기름이 가장 많이 떨어진 파크 애비뉴 초등학교에서는 학생 20명과 성인 11명이 가볍게 다쳤다. 이 학교는 LA공항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다친 학생들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으며,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없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유튜브에 올라온 현장 영상을 보면 비행기 날개에서 하얀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액체가 지상으로 떨어진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델타항공 89편 항공기가 엔진 이상으로 회항하면서 중량을 줄이기 위해 항공유를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타항공 대변인은 "이륙 직후 엔진 문제가 있어 비상대응 수칙에 따라 항공유를 버리고 비상착륙을 시도한 것"이라며 "해당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말했다.

FAA 관계자는 그러나 "항공기에서 항공유를 투척하는 과정이 적법했는지 조사 중"이라며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비행기는 인구가 밀집돼 있지 않은 지역에 항공유를 버리도록 하는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