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임박한 아빠 위해'10월 예정'앞당겨 병원'중환자실'서 눈물의 예식 올린 딸

수요화제

의사 "마음의 준비" 통보에 부랴부랴 서둘러
친구들이 드레스 준비, 인근교회 목사가 주례
인공호흡기 의존 임종 임박 아빠 축하의 키스

아버지가 곧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딸은 다급히 중환자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인공호흡기를 끼고 누워 있던 아버지는 그런 딸에게 마지막 남은 힘을 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지난 달 인디애나 주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러진 눈물의 결혼식 현장이다.

인디애나 주 에반스빌에 사는 셸비 슈와이크하트 컨빌은 오는 10월 3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였다. 좋아하는 프로야구팀을 주제로 한 예식 준비로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녀는 지난달 아버지의 암이 재발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암은 폐까지 전이된 상태였고, 키모 화학요법도 더는 듣지 않았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아버지는 중환자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10월로 예정된 딸의 결혼식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의료진은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일러줬다.

딸은 슬픔에 빠졌다. 아버지가 곧 별세할 것이라는 사실외에 아버지에게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던 소망을 이루지 못하게 된데 따른 아쉬움도 컸다.

그래서 그녀는 당장에 결혼식을 갖기로 했다. 남자 친구와 상의한 그녀는 아버지가 누워계신 중환자실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웨딩드레스도 준비되지 않았고, 주례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지난달 29일 결혼식날. 그녀의 친구들이 웨딩드레스와 베일을 골라 들고 병원을 찾았다. 또 인근 교회 목사도 짧은 시간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주례를 서주겠다고 달려왔다.

시간이 촉박해 턱시도를 구하지 못한 신랑은 턱시도 대신 좋아하는 야구팀 유니폼을 입고 신부와 함께 중환자실로 들어섰다.

인공호흡기를 쓰고 누워있던 아버지는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딸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수줍은 미소로 아버지 앞에 선 딸은 병상으로 다가가 이마에 입을 맞춘 뒤 울컥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30분 만에 마련된 결혼식에서 반지를 교환할 순간이 오자, 아버지는 사위에게 반지를 건네주었고 사위가 딸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정식 부부가 되어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앞둔 두 사람에게, 삶의 막바지에 다다른 아버지는 마지막일지도 모를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아버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생명 유지 장치를 거부하고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현재 호스피스 케어를 받으며 마지막 날을 기다리고 있다.

딸은 "아버지에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달콤하고도 쓰라린 순간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할 뿐"이라며 "아버지의 얼마남지 않은 삶을 옆에서 끝까지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