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소담이 tvN ‘청춘기록’으로 4년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박소담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으로 올해까지도 기분 좋은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극중 기정이자 제시카 역할을 맡은 그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과 함께 호흡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기생충’은 칸국제영화제 뿐 아니라 해외의 유수의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를 거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기생충’ 신드롬은 현재진행중이다.

하지만 박소담이 배우로서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생충’의 영광에만 젖어있을 시간이 없다. 과거에도 영화 ‘검은사제들’로 단숨에 루키로 떠올랐던 박소담이지만 이후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들이 줄줄이 쓴 맛을 봤다. 최근 드라마 복귀 소식을 알린 박소담에 기대감과 동시에 걱정의 시선도 쏠리는 이유다.

지난 2016년 방송된 KBS2 ‘뷰티풀 마인드’는 저조한 시청률로 14회로 조기종영했고, 방영 내내 연기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연이어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에 출연했는데 하마터면 ‘뷰티풀 마인드’와 겹치기 출연이 될뻔해 시작 전부터 시끌시끌했다. 유난히 드라마와 인연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의 편성이 이후로 잡히고, ‘뷰티풀 마인드’도 예상보다 빨리 끝나 겹치기는 면했으나, 연이은 연기력 논란에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어색함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드라마에 대한 상처가 컸던 탓일까. 이후 박소담은 다시 영화에 집중하기에 이른다. ‘군산:거위를 노래하다’에서는 박해일, 문소리와 호흡을 맞췄고, ‘언더독’에는 목소리 더빙 연기에 도전했다. 이후 만난 작품이 ‘기생충’인 것. 이 기세를 몰아 TV 복귀작으로 드라마보다는 예능을 택해 tvN ‘삼시세끼 산촌편’에 출연, 솔직담백한 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올해에는 tvN의 새 드라마 ‘청춘기록’으로 4년만에 드라마에도 복귀한다. 한남동을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이 배우가 되고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부모가 물려주는 수저의 영향을 통해 성취감과 희망을 주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로, 박보검과 호흡한다. ‘비밀의 숲’ 안길호 감독과 ‘사랑의 온도’ 하명희 작가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제작과 캐스팅 기사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유난히 드라마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던 박소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에서는 주로 대선배들과 함께했다면, 드라마에서는 앞장서서 이끌어야 하는 주연을 도맡았던 박소담. 그에게 ‘청춘기록’은 반가운 드라마 복귀작이자 또 하나의 시험대인 셈 이다. 워낙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고, 세월이 흐른만큼 박소담의 연기도 무르익었을 터, 더 이상 신예라는 이유로 면죄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번 작품까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드라마에서는 한계가 있는 배우로 보일 수 있기에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겠다. 앞서 그의 연기력 논란 역시 워낙 영화계에서 차근차근 올라왔던 신예였고, 한예종 출신의 재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치가 높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생충’의 한 주축을 맡았던 배우로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야 할 때다. 이번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잡는다면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청춘 스타로 한층 발돋움할 수 있다. 과연 박소담이 우려를 기우로 씻어낼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박소담은 ‘기생충’의 좋은 기운을 받아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리고 있다”면서 “박소담은 데뷔초 영화계 스타로 떠오르는 듯 했지만, 배우 김고은과 김태리를 따라 갈 수는 없었다. 앞선 두 배우가 ‘주목할 만한 신예’에서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면, 박소담의 경우는 그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실패했다. 때문에 2020년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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