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야구 개막전을 피해야 하는 한국이 세계랭킹 3위를 유지했다. 랭킹 2위 미국이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면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있다. 후쿠시마 개막전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본이 자국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꼼수 수준으로 짠 야구 일정 탓이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16일 발표한 야구 세계랭킹에서 일본(6127점)과 미국(4676점), 한국(4622점)이 각각 1, 2 ,3위를 유지했다.
일본과 한국은 올림픽 진출권을 손에 넣은 상태다. 미국은 오는 3월 미주대륙 최종 예선을 통과해야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2, 3위에 머물면 4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최종 예선에 참가해 대만, 네덜란드 등과 올림픽 출전권을 다퉈야 한다. 험난한 행보이지만, 멕시코와 이스라엘이 도쿄행을 확정한 터라 현재까지는 일본과 한국이 다른 조에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올림픽 야구 조편성 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 성적을 기반으로 조 편성을 한다면 일본과 한국이 1, 2위라 각각 조 1위로 나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조편성을 하고, 미국이 도쿄행 티켓을 따내면 일본과 미국이 각조 1위로 오프닝 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되거나, 세계랭킹으로 조별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최상의 사나리오다. 한 경기를 더 치르더라도 후쿠시마 개막전은 피해야 한다.
올림픽 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후쿠시마 아즈마 구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직선거리로 67㎞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방사능 피폭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오프닝 라운드 한 경기만 치르는데, 각조 1위가 이 곳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 승자는 곧바로 4강 직행이다.
한국과 일본이 A, B조로 나뉘어 각조 1위가 되면 후쿠시마에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조를 편성하고, 미국이 가세한다면 한국은 조2위가 될 수 있다. 실력을 갖추고도 오프닝 라운드를 치르기 싫은 이상한 대회다. 일본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야구 개막전을 후쿠시마에서 치르는 것이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한국은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편 여자야구 세계랭킹에서는 일본, 캐나다, 대만 순으로 1∼3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7위에 랭크됐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