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류현진(33) 합류 후 캐나다 토론토에는 행복회로가 돌고 있다.
류현진이 새 둥지를 튼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중위권 팀으로 분류된다. 1990년대에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1992~1993년)을 차지하며 캐나다인들의 자존심을 살렸지만, 이후에는 전성기 시절의 영광을 다시 누리지 못했다. 2015년 22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른 게 2010년대 들어 가장 잘 쓴 성적표였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하위권으로 아주 처지진 않는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7승95패로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2020년을 향한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그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통 크게 지갑을 열었던 적이 드문 토론토가 류현진 영입에 4년 8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태너 로어크, 체이스 앤더슨 등 선발 자원들도 연달아 토론토 유니폼을 입으며 선발 로테이션도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지난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마커스 스트로먼은 시즌 중 뉴욕 메츠로 이적한 상황. 올 시즌 리그 첫 경기 등판은 류현진이 유력한 분위기 속 그에게 걸리는 기대도 크다.
특히 토론토에선 '건강한' 류현진을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 스포츠 전문매체 더 스포츠넷(TSN)은 지난 15일 "류현진이 부상 없이 200이닝을 던져주는 것"을 꿈의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류현진이 프로 데뷔 후 200이닝을 소화한 건 KBO리그 데뷔 직후 2시즌뿐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 192이닝을 소화했고,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2019시즌에도 182.2이닝까지 기록한 만큼 충분히 제 몫은 해줄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시각이다.
'와일드 카드'까지 노릴 수 있다는 희망도 나온다. 토론토 팬 출신으로 '제이스 프롬 더 카우치닷컴'이라는 매체를 운영 중인 숀 도일은 "지난해 12월 토론토가 2020시즌 20승은 더 할 거라고 봤다. 총 87승 정도면 와일드 카드 후보로도 언급될 수 있는 성적"이라며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 등 강팀들이 동부지구에 함께 있는 상황에서 황당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토론토는 류현진까지 영입했다. 애초보다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예상한다"고 낙관했다.

이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