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장수등 3명 처벌
세계서 가장 엄격 규제

케냐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비닐봉지 규제법'을 시행중인 케냐에서 노점상이 손님에게 줄 물건을 비닐에 담았다는 이유 만으로 감옥에 가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영국 BBC방송은 18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 거리에서 자두와 사탕수수 등을 팔던 상인 3명이 법정에 서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은 전날 노점에서 비닐봉지 500개를 소지했다가 환경 당국에 적발됐다. 2017년 발효된 케냐의 비닐봉지 규제법은 비닐봉지를 제조ㆍ수입ㆍ판매한 사람에게 최대 3만8000달러 벌금형이나 최대 4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비닐봉지를 사용만 해도 최대 1년의 징역형이나 최고 1500달러의 벌금형이 매겨질 수 있다.

유엔 통계(2018년 7월 기준)를 보면 비닐봉지 규제책을 도입한 나라는 127개국에 달한다. 케냐는 그 중에서도 혹독한 법으로 유명하다. 물론 규제 효과는 엄청났다. 케냐 국가환경관리국(NEMA)이 지난해 발표한 내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법 시행 2년 만에 5,300만 인구의 무려 80%가 비닐봉지 사용을 중단했다. 그 결과 거리와 가로수는 깨끗해졌고, 배수로를 막아 수시로 생기던 물난리도 없어졌으며, 가축이 비닐을 먹는 일 역시 사라졌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은 친환경 규제가 두렵기만 하다. 케냐의 한 사회활동가는 "가난한 상인은 비닐봉지를 썼다는 죄로 감당할 수 없는 돈을 토해 내거나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 반면 강에 산업폐기물을 버리는 부자는 결코 체포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친환경 정책의 올가미가 빈곤층만 겨냥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2016년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케냐 인구의 3분의1 이상이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