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 이주 4037명,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장기 불황·고용난·미세먼지 등 부채질

뉴스포커스

미국 1868명 1위, 순이민자수도 3년째 증가
5060세대 더해 3040세대도 이민 행렬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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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부담 노령-부유층 적극 이민 신풍속
상속세 없는 캐나다·호주·싱가포르 등 인기

2010년대 들어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오던 한국인들의 해외 이주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교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443명까지 줄어든 해외 이주자는 2018년 6330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19년에도 4037명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8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외교부는 이주자 숫자 급증이 2017년 12월 개정된 '해외이주법'에 따른 착시효과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법은 원래 외국에 거주하던 중 현지에서 영주권 또는 장기체류사증을 취득한 현지 이주자들도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총 해외 이주자 수에서 현지 이주자 수를 제외하고 집계한 이민자 수 역시 2017년 825명, 2018년 879명, 2019년 980명으로 3년 연속 증가 일로에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순수하게 국내에서 해외로 이민 나간 이주자 숫자다.

또 한국 국민이 외국 국적을 취득한 '국적상실자', 복수국적자로 살다 한국 국적을 포기한 '국적이탈자'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한다.

국내 언론들에 따르면 기존 부자 계층에 한정되던 이민이 최근 중산층으로까지 확장됐고, 5060세대에 더해 3040세대도 이민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불황, 젊은 세대의 심각한 고용난,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 악화 등이 해외 이주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높은 상속세율에 부담을 느낀 부자들이 해외 이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부동산 자산가들의 경우 대부분 현금보유량이 적어 당장 상속세 폭탄을 맞을 경우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와 부유층의 경우 상속·증여세를 피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미국(1868명) 다음으로 인기국인 캐나다(789명) 호주(374명) 싱가포르(38명) 등은 상속세가 없다는 점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한 이민관계자는 "한국의 경제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아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게다가 돈 있는 노령층에겐 부담이 큰 상속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해외 이주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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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져도 미 투자이민 인기
최소 90만불 내야
중남미는 5천불선

한창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3040세대나 중산층은 취업·환경·자녀 교육 등에서 더 나은 조건을 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최소 90만달러(약 10억6000만원)를 투자하면 심사를 통해 영주권을 부여하는 투자이민(EB-5)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그 외 필리핀(64명) 베트남(38명) 태국(18명)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물가가 싸서 비교적 높은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파라과이(47명) 파나마(12명) 등 남미와 중남미 국가들은 '이민 가기 쉬운 나라'로 꼽힌다. 두 나라는 5000~5500달러(약 590만~650만원)가량을 국책은행 등에 예치하면 영주권을 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