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규 감염자 증가폭 최대…마스크 착용 권고·기업에 방역물자 조달 지시

유럽, 위치정보 활용한 'IT방역' 움직임…일본·인도 등 아시아 일부도 증가세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맹렬한 속도로 확산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발생국이 된 미국의 신규 감염자 증가폭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확진자 수 상위 10개국 중 6개국을 차지한 유럽에서는 '인권 우선'의 기조를 접고 휴대전화 위치정보까지 방역에 활용하기로 했다.

대체로 진정세를 보이는 동아시아권에서도 일본이 연일 급증세를 보이는 등 꾸준히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의 감염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 '하루 3만명 확진' 브레이크 없는 미국…'마스크 권장'으로 선회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3일 오후(한국시간) 기준 전 세계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101만6천128명, 사망자 수는 5만3천146명을 각각 기록 중이다.

특히 환자 수는 지난달 26일 50만명을 넘은 이후 1주일 만에 배로 늘어났는데, 90만명에서 100만명이 되는 데까지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중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미국의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3만1천여명 늘어난 24만5천540명으로 2일(이하 현지시간) 집계됐다.

1주일 전만 해도 하루 1만명씩이었던 감염자 증가 폭이 점점 커져 이제 3만명 선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 수는 6천57명에 이르렀다.

미국 내 코로나19 최대 발생지인 뉴욕주에서는 하루 새 환자가 8천669명 증가했고, 400여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서 총 사망자 수도 2천373명으로 늘었다.

이에 미국 보건당국은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안면 가리개'(face covering) 착용을 권고하는 전국적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확보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기업들에 의료장비 조달을 지시하는 국방물자생산법을 추가 발동했다.

◇ '최다 사망자' 유럽, 위치정보 활용한 방역 나서

최다 사망은 물론 높은 치명률을 보이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에서는 인권 침해를 이유로 주저해온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방역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2일 집계 이래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9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의 누적 사망자는 1만여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수도 11만2천65명이다.

스페인 정부는 같은 날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발령한 전국의 이동제한령을 감시하기 위해 '데이타코비드'(DataCovid)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동통신사들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위치정보 데이터를 수집해 방역 기초자료로 사용할 방침이다.

앞서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이탈리아도 한국 방식의 코로나19 감염자 동선 추적을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착수했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4천700여명 늘어난 11만5천242명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는 전날보다 700여명 증가한 1만3천915명에 달했다.

독일(8만4천794명)보다 확진자 수는 적지만 높은 치명률을 보이는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 수는 총 5만9천929명으로 6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505명이 사망하면서 누적 사망자 수는 5천398명에 달했다.

프랑스 언론 역시 한국의 방역 사례를 소개하면서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활용한 강력한 방역망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일본·인도 등 확산세 가속…'코로나 청정국' 북한도 격리 비상

진정세에 접어든 동아시아권에서도 꾸준히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뒤늦게 코로나19 확산에 가속이 붙은 일본은 전날 276명의 신규 감염으로 하루 최다 확진자 발생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까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포함한 전체 확진자는 3천483명이다.

바이러스 확산 본격화 조짐을 보이는 인도에서도 이날 5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2천543명으로 늘었다.

인도 현지 언론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진단키트 등 의료장비 확보에 나서면서 한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이날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86명 늘어 1만명을 넘어섰다.

주로 병원에서의 집단 감염이나 해외 역유입 사례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5명 늘어난 174명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청정국'을 자처해온 북한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종식되기 전까지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북한은 현재 전국적 격리 인원이 500여명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s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