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發 수퍼전파’ 비상…다닥다닥 붙어 찬송 후 대량 발병, 2명은 결국 사망

[뉴스진단]

CDC 지난 3월 발생 사건 연구결과 발표

감기증세 성가대원 1명이 바이러스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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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발빠른 격리, 그나마 불행중 다행

‘노래 부르기’ 동반연극, 뮤지컬 행사 위험

교회 성가대가 코로나19의 ‘수퍼전파자’로 떠올라 현장 예배 재개를 앞둔 교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2일 뉴욕타임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수퍼전파자의 한 예시로 교회 성가대를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CDC와 워싱턴 방역당국은 교회 성가대원 한 명이 52명을 집단감염시킨 사건을 보고한 워싱턴주 북서부 스카짓카운티 보건 당국 전염병 역학조사관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10일 마운트 버넌 지역의 한 교회에서 60여명이 모여 진행한 성가대 연습이었다. 며칠 동안 감기 증세를 보였던 1명의 감염자는 이날 연습에 참여한 ‘스카짓밸리합창단’ 61명 중 52명을 감염시켰다. 이들 중 2명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당시는 워싱턴주가 자택 대피령을 내리기 2주 전이었다.

연습은 마운트버넌 교회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들은 6~10인치(15~25cm)의 간격을 두고 다닥다닥 붙어앉은 채 노래했다. 역학조사관들에 따르면 단원들끼리 직접적인 신체접촉은 없었지만 과자를 나눠 먹거나 연습 뒷정리 등을 함께했다.

이들 환자의 평균 연령은 69세로 대부분 고령의 여성이었다.

보고서는 단일 감염원이 이토록 많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노래 부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래를 큰 성량으로 부르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지닌 비말이 상당히 분출됐다는 것이다.

조사관들은 “수퍼전파자는 신체에서 분비되는 비말의 양이 절대적으로 많다”며 “이런 특성상 그들은 필연적으로 더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십명이 감염되고 2명이 숨졌지만 조사관들은 이 사고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감염된 성가대원들은 12일후부터 각각 이상 증세를 감지한 즉시 자발적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의 협조와 지역 보건 당국의 발빠른 역학조사가 대규모 감염을 막았다. 사건이 일어난

스카짓카운티는 인구 75만명 규모의 대도시인 시애틀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조금만 대처가 늦었다면 광범위한 지역 감염을 초래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성가대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노래 부르기를 동반하는 모든 행사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LA한인타운 인근에 위치한 LA온누리교회 이정엽 목사는 "저위험군 비즈니스 재개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한인교회들은 정부 방침에 2주 정도 뒤에 따라가는 방침을 정하는 등 성도들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를 두는 등 교회 예배에 대한 재개가 일부 허용되더라도 완전한 허용이 되기전까지는 성가대의 경우 10명 이하로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100명까지 모여도 된다는 지침이 세워진다면 대형 한인 교회들도 대중 예배에 대한 숨통이 어느 정도 생길 것"이라며 "그 시기가 8월 첫주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알고갑시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과 스위스 직업환경보건센터 연구팀은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에서 코로나19 환자와 함께 있으면 바이러스를 시간당 10억개 이상 마실 수 있다고 발표했다. 평상시에는 시간당 0.5㎥를 호흡하지만 운동 중에는 이보다 몇배가 되는 양을 호흡한다는 지적이다. 환기되지 않는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를 할 때는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흡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