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실직, 아이들 휴교 등 가사·육아 부담 가중 주부들…가정내 부부 갈등 고조

이슈진단

美 엄마들 '전보다 가사 배분 더 불공평"
부부 설문 70% "식사·청소 여자들 편중"

코로나19로 인해 각 가정마다 식구들로 북적인다. 학교 안가고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아들, 현장 근무대신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딸,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두달째 빈둥빈둥하는 남편…돌아서면 밥, 또 돌아서면 밥 달란다. 그야말로 '돌밥돌밥'에 주부들은 미칠 지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이 길어지면서 가사와 육아 부담이 커진 미국 주부들의 짜증이 하늘을 찌른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속에서 가사와 육아 노동이 여성들에게 편중되며 전통적 성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부부 2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식사, 청소 등 집안일의 70%, 육아의 66%를 자신이 책임지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12세 이하 자녀를 둔 엄마들을 대상으로 “누가 온라인 수업과 관련해 자녀의 학습을 돌보는데 시간을 더 많이 쏟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80%가 엄마라고 답했다.

부부 간의 '동상이몽'도 눈길을 끈다. 여성들은 육아 전반 및 홈스쿨링 돌봄에 대해 '남편이 주 책임자'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2%와 3%에 그쳤다.

반면 남성들은 '전반적인 육아'와 '홈스쿨링 돌봄'에 대해 각각 24%와 45%가 자신이 아내보다 시간을 더 오래 쏟고 있다고 답했다. 서로 '내가 더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부부 갈등도 불거진다.

NYT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기간 동안 가사와 육아 부담이 늘어나며 남녀 모두에게 절대적인 일이 늘어났지만, 가사 배분 정도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불공평해졌다"고 지적했다. 바바라 리즈먼 일리노이 시카고대 교수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우리가 익히 아는 전통적인 성차별이 심화된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집안이 시끄러워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디 갈 수도, 갈 곳도 없어지면서 식구들끼리 불화가 생기기 일쑤. 특히 가사를 둘러싸고 부부간의 갈등지수가 치솟는다.

실제로 코로나19 발병 이후 이혼상담 건수가 20% 증가하는 등 '코로나 이혼'이 세계적인 추세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