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잘못 없는 10세 흑인 소년, 경찰차 보고 숨은 '슬픈 이유'

아버지 집 CCTV 공개, 흑인사회 동요
"아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곤혹"
NBA 수퍼스타 르브론 "가슴 찢어진다"


아무 잘못도 없는 10살난 흑인 어린이가 경찰차를 보자마자 차 뒤로 몸을 숨기는 영상이 미국 흑인 사회를 동요시키고 있다.

동영상 내용을 이렇다. 집 앞에서 농구공을 갖고 놀던 어린이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지레 겁을 먹고 아빠 차 뒤에 숨어 경찰차가 지나가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이후 경찰차가 지나가자 이 어린이는 차 뒤에서 나와 다시 농구를 시작했다.

코네티컷에 사는 스테이시 피에르루이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같은 영상을 공개했다.

일터에서 집 앞마당에 설치한 감시카메라로 이같은 장면을 목격한 그는 퇴근하자마자 아들에게 아무 잘못이 없는데 숨은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들은 "그들(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죽였잖아요"라고 설명했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으로,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영상을 공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며칠을 혼자 씨름했다는 피에르루이는 "아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흑인은, 유색인종은 경찰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이 동영상은 급속도로 확산했다. 15일에는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가슴이 찢어진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공유했고 CBS와 NBC 등 현지언론도 해당 소식을 잇따라 보도했다.

피에르루이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행동이 바로 이 나라와 전 세계 수백만 흑인 및 소수민족 어린이들이 처한 현실"이라며 "그 어떤 두려움 없이 세상을 살아가며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키워야 하지만 불행히도 시대상황이 마음 같지 않다"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사설
집 앞에서 놀던 흑인 소년이 아빠 차 뒤에 숨어 경찰차가 지나가기만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