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25%가 미국…2차 보건충격에 경기회복 지연될라

독일·영국·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도 '살얼음 걷기' 마찬가지

결국 "마스크가 옳았다"…일부국가 생활방역 강조 '뒷북'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8일(그리니치표준시·GMT) 5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한 지 6개월 만이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보겠다며 멈춰 세웠던 경제활동에 다시 시동을 걸려는 와중에 세워진 기록이다.

보건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사각지대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사망자 규모는 훨씬 더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글로벌 사망자 25%는 세계경제 1위 미국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국가는 미국으로 12만5천793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 이어 브라질(5만7천622명), 영국(4만3천634명), 이탈리아(3만4천738명), 프랑스(2만9천781명), 멕시코(2만6천648명), 인도(1만6천95명), 이란(1만508명) 등에서 만명대 사망자가 나왔다.

압도적으로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갔지만 일부 주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유행 초기에는 뉴욕주를 비롯한 미국 동북부가 코로나19 확산 거점이었으나 이제는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남서부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주의 지난 27일 코로나19 사망자는 5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하루에 800명씩 사망했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AP가 전했다.

이와 달리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조지아주 등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기록을 거의 매일 갈아치우고 있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 봉쇄령 강화 우려 현실화…글로벌 경기회복 차질빚나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보건이 다시 악화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재유행으로 인해 봉쇄령이 다시 강화한다면 글로벌 경기회복이 그만큼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는 현실화하는 조짐이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워싱턴 등 12개 주(州)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이유로 경제 활동 재개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텍사스는 지난 5월 초 영업 재개를 허용했던 술집 문을 닫고 식당 운영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지난 26일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로스앤젤레스(LA)를 포함한 7개 카운티에서 술집 영업을 중단시켰다.

플로리다주는 해변 문을 다시 닫기로 했다.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경계심은 바람에 날아가 버렸고 여기 지금 우리만 남았다"고 자조했다.

워싱턴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제이 인즐리 주지사는 경제활동 재개의 최종 단계인 4단계로 넘어가는 방안을 보류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2009∼2017년 이끌었던 톰 프리든 전 국장은 미국의 경제재개 방침이 너무 이르다고 경고했다고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전했다.

프리든 전 국장은 "날아오는 레프트훅에 얼굴을 갖다 대면 더 세게 맞을 게 분명하다"며 "그게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도 살얼음 위 걷는다

기세가 꺾인 듯 보였던 코로나19가 다시 활개 칠 조짐을 보이는 곳은 비단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에서도 재확산 징조가 이따금 읽히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칸톤(主)의 나이트클럽 방문객 6명이 잇달아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집단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레스터시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번지기 시작하자 영국 정부는 도시 일부를 봉쇄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독일은 최근 대형 도축장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일부 지역의 식당 영업을 금지하는 등 공공 생활 통제조치를 부활시켰다.

폴란드와 프랑스는 코로나19 시키기 때문에 미뤘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라는 지침 아래 치렀다.

◇ 결론은 '마스크가 옳았다'…일부 국가들 생활방역 뒷북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부 국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늦게 나오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란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지 약 4개월 만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보건수칙 준수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다며 다음 달 5일부터 21일까지 사람이 붐비는 곳과 실내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쓰도록 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어려울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P가 전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복지부 장관도 미국 시민들이 가능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따르고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개적인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에이자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지침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두둔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개입이라고 말했다.

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