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 25억원에 팔려…6·17대책 후 강남권 매물 감소 뚜렷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홍국기 기자 =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매매가격이 뛰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59.99㎡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 발효일(23일) 직전인 지난 20일에 25억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10월에 기록한 이전 최고가(22억8천만원)보다 2억2천만원 높은 신고가이자, 매매가가 평(3.3㎡)당 1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매매가가 평당 1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가 34억원에 거래된 이후 두 번째다.

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달 다섯째 주 수도권 주간 아파트값은 45주째 상승했지만, 상승률(0.16%)은 그 전주(0.28%)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송파구(0.07%)는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고, 서초구(0.06%)와 강남구(0.03%)는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된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은 규제 발효 직전 막바지 매수세가 몰리며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속출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현대3차아파트' 전용 85㎡는 대책 발표 이틀 뒤인 19일 18억원(6층)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8월 말에 기록한 직전 고점 13억원(4층)보다 5억원 오른 금액이다.

또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 롯데아파트' 전용 78.27㎡는 지난 21일 16억5천만원(1층)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는 2015년 7억5천500만원(1층)이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기 직전에 5년 만에 매수자가 나타나 집값이 한 번에 8억9천500만원이나 뛴 셈이다.

6·17대책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과 인접한 단지는 '풍선효과'로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144㎡(5층)는 6·17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15일 19억원에 팔렸으나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 20일 19억8천만원(2층)에 매매되고, 26일에는 22억4천만원(30층)과 22억8천만원(23층)으로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했다.

송파구 신천동 일대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편하지 않으니 신천동으로 넘어온다"며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서 넘어오는 재력 있는 분들은 호가가 좀 높아진 상황에서도 흥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6·17 규제 대책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아파트는 매매·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강남권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전세·월세를 합한 매물은 지난달 4주 차 기준으로 같은 달 1주 차 대비 8.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이 집계한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의 다가구·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물건은 6·17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넷째 주에 각각 7.6%, 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이기 전보다 매매·전세 가격이 모두 올랐다"며 "지금은 입주하는 물건만 거래할 수 있으니 매물이 원래도 귀했는데, 요즘 더 개수가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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