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홈런 이어 새 기록에 도전장
은퇴한 송지만 선배 기록에 자극
147타점 남아… 다음 시즌 달성 유력
"7월 반등 성공… 팀 우승 견인할 것"

"1000타점도 꼭 달성하고 싶다."
박병호(키움)는 지난 5일 수원 KT전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개인 통산 300홈런 고지에 올랐다. KBO리그 역대 13명 밖에 오르지 못한 진기록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또 히어로즈 소속으로는 송지만에 이어 역대 2번째로 3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록이 달성된 터라 크게 기뻐할 순 없었지만 박병호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기록이었다.
7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박병호는 "넥센(현 키움)에 트레이드 된 후 송지만 선배님이 은퇴했는데 300홈런과 1000타점을 달성했다는 걸 알았다. 당시에도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300홈런을 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트레이드 이후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좋은 지도자를 만나 성장했기에 기록 달성을 할 수 있었다. 성적을 떠나 300홈런은 나에겐 정말 영광스러운 기록"이라고 300홈런 달성 소감을 밝혔다.
송지만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듯 박병호의 시선은 송지만에게 닿아있다. 박병호는 "개인적으로 1000타점도 달성하고 싶다"고 300홈런-1000타점 달성 의지를 다졌다. 6일 기준 박병호는 통산 853타점을 올렸는데, 1000타점까지 147타점을 남겨두고 있다.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다음 시즌 1000타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300홈런 중 박병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은 무엇일까. "어려운 질문"이라며 한참 뜸을 들인 박병호는 "프로 첫 홈런 상대가 KIA의 외국인 투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기자님들이 좀 찾아봐달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박병호는 LG 소속이던 2005년 6월 2일 광주 KIA전에서 6회 맷 블랭크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포를 터뜨렸다. 300홈런 달성의 시작점이 박병호에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이승엽의 기록도 넘본다. 올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려내면 이승엽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7연속시즌 30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더불어 홈런왕에 오르게 된다면 이승엽을 넘어 역대 KBO리그 홈런상 최다 수상자(6회)가 될 수 있다. 박병호는 "연속시즌 홈런 기록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홈런왕 타이틀이 타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 넘어서기 위해 야구를 하진 않는다. 열심히 하다보면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6월 부진을 딛고 7월 반등하고 있는 박병호는 "타격 타이밍 문제가 있었다. 정확성이 떨어지다보니 자신감도 내려갔다. 지금은 타격 시 다리 동작을 최소화하며 타격폼을 간결하게 바꿨다.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반등 요인을 설명했다. 이어 "프로와서 우승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 내가 더 잘해야 한다"면서 의지를 다졌다.

고척 | 서장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