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서폴드 상대 짜릿한 솔로포 날려
한.미.일 17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
'비공인' 국내 최초… 거포 존재감 여전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38.롯데)가 의미있는 올시즌 10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한.미.일 통산 17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비록 비공인이지만 한국 야구역사 최초의 기록이다.
이대호는 8일 대전 한화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3-0으로 앞서던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작렬했다. 한화 선발투수 워윅 서폴드의 구속 142㎞짜리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시즌 10호 홈런으로 국내에서만 12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KBO 역대 9번째이자, 롯데 출신 선수 중 최초다. 2001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2004년 20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 거포로 자리잡았고, 매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44홈런을 기록했다. 9경기 연속 홈런으로 당시 세계 기록까지 세웠다. 2011년 타율 0.357,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한 뒤에는 일본프로야구에 도전했다.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뛰며 4년 동안 98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무대로 나선 2016년에는 시애틀에서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을 기록한 뒤 국내로 복귀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34홈런, 37타점을 기록했던 이대호지만, 지난해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으로 노쇠화 조짐을 보였다. 기록 하락에 '에이징커브(Aging Curve.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 얘기도 나왔다. 자존심에 생채기가 난 이대호는 이를 악물었다. 절치부심 올시즌을 준비한 이대호는 출루율 0.381, 장타율 0.487을 기록하며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868을 만들었다. 득점권 타율도 0.344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역시 이대호는 1회 2사 2루에서 선제 적시타를 터뜨린 뒤 3회 시즌 10번째 홈런포까지 가동했다. 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은 일본에서의 4년, 미국에서의 1년까지 포함하면 17시즌으로 늘어난다. 롯데도 "양준혁, 장종훈(이상 은퇴), 최정(SK)의 15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이 국내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비공인이긴 해도 이대호는 한국과 미국, 일본까지 합하면 17연속시즌이다. 국내 최초의 기록"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이대호이지만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나이를 잊은 그의 도전은 계속 된다.

대전 | 이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