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비건'북에 만남 요청하지 않았다'는데…잇단 정상회담 '군불때기'배경 관심
폼페이오 '진행 중인 대화' 말 아끼며 여운 남겨 북 반응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이번에는 북미협상의 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북한이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일단 쐐기를 박은 가운데서도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3차 북미정상회담 띄우기에 나서면서 대선 국면에서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라는 깜짝카드의 현실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9일 언론과의 전화 간담회에서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만남의 주체와 방식, 시기에 대해서는 "오늘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대화를 계속 해나갈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특히 "한쪽 당사자와 하는, 진행중인 대화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발언도 구체적으로 부연하진 않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물밑 움직임이 있다는 말로 들릴 여지가 있어 보여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린다.

공교롭게 북미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기간 미국과 마주 앉지 않겠다는 북한을 향해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받아친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톱다운 외교의 애드벌룬을 연달아 띄운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미 조야도 '10월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 조야 내에서는 사진찍기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회고록 발간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10월의 깜짝쇼'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도 구체적 시기 등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은 채 모호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도움이 된다면'이라는 말로, 폼페이오 장관은 '적절하다면 그리고 도움이 되는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이라는 말로 회담의 전제조건을 걸었다. 뒤집으면 사전에 실익에 대한 계산기부터 두드려본 뒤 움직이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미국과 마주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북한이 향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