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38.삼성)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잘 던져도 아니어도 화제가 된다. 최근에는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문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타자를 압도하는 돌직구가 트레이드 마크라는 점을 고려하면 몸상태 이상을 포함한 다양한 추측을 할 수 있는 숫자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크게 걱정할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불펜투수는 주 2~3회 정도는 꾸준히 마운드에 올라야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는 마무리 투수라면 던지는 감각을 잃지 않는게 필요하다. 몇몇 구단은 마무리 투수가 사나흘 등판하지 못하면, 점수 차와 관계없이 1이닝 이상 던지도록 배려한다. 불펜 투수는 실전을 통해 구위와 밸런스를 점검해야만 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제아무리 천하의 오승환이어도 엿새만의 등판에서 원하는 공을 제대로 던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역시 이유가 있다. 1년 이상 쉬었던 투수가 단시간에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오승환은 지난해 6월 1일 쿠어스필드에서 치른 애리조나와 메이저리그(ML) 홈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진 게 KBO리그 복귀전 마지막 실전이었다. 이후 평가전, 자체 청백전 등에 등판하기는 했지만 주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재활에 매진해 실전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