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식사 허용 불구 대부분 공간 활용 어려워

개별 공간 없는 곳 많아 렌트비, 인건비 쌓이고

재료비 등은 껑충 올라 연말엔 절반이상 못버텨

최근 LA카운티 내 야외식사가 허용되면서 한인 요식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식당을 상대로 주차장과 페티오, 인도 등에서의 야외식사를 허가했지만 한인타운 내 개별 주차장을 소유한 업주 외에 대다수의 식당들은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영업을 포기하거나 비좁은 인도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쌓여가는 렌트비 및 최근 상승한 인건비와 투고박스, 농작물 등의 재료비로 인해 야외 식사를 위한 세팅 비용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LA한인타운 내 음식점인 '도쿄함바그'는 최근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인도에 야외 테이블을 설치했다. 이 음식점 업주에 따르면, ,"정부가 페티오, 주차장, 인도에 허가를 내주는데 우리는 페티오가 없고 주차장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선택권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서 보도 5피트 통행이 가능할 경우 인도에서도 영업을 허가했다"며 "불편한 상황이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매상을 올릴 수 있다면 무조건 손님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며 현재의 심정을 토로했다.

'전주한일관'의 경우 같은 건물에 여러 식당들이 주차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야외 식사를 시작한다 해도 3~4 테이블이 최선이다. 전주한일관 업주는 "페티오나 주차장이 있는 식당들이 본격적으로 야외 장사를 시작하면서 투고 및 배달 주문양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이 다 하니까 우리도 준비중에 있다"면서도 "최대한 비용을 절약하면서 버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식당 '다정'의 한 관계자는 "고민끝에 야외식사를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매출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고기값과 인건비가 올랐지만 음식값도 못올리고 말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그는 "손님들에겐 꾸준히 서비스로 보답하고 있지만 하다가 정 힘들면 문 닫자는 생각으로 매일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5분의 1도 채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업주는 "야외에 테이블을 몇 개 둘 수도 없는데 장사를 굳이 이어가는 것은 '우리 아직 문 안닫았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투고든 야외식사든 뭐라도 해야 생계를 이어나가지 않겠냐"고 하소연했다.

야외식사가 허가됐는데도 투고와 배달만 고집하는 업주들도 있다. 한 업주는 "식당 내 식사가 허가됐다가 금지되어 낙담했는데 야외 식사 허용이라니 누굴 약올리나 싶었다"며 "야외 식사를 위한 세팅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또 다시 실내 식사를 허용하면 이중고를 겪게 되니 그럴 바엔 차라리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다시 식당 내 식사가 허용된다고 해도 천스퀘어 피트 미만의 소규모 업소들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안전거리를 유지하면 고작 2~3개의 테이블밖에 설치 할 수 없어서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 지기 때문이다.

일부 업주들은 연방 정부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 지원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사실상 PPP는 대규모 업체들에게 몇십만 달러씩 지원되니 자동으로 렌트비도 몇개월씩 무상 지원 되는 셈"이라며 "정작 도움이 필요한 소규모 업체들은 2만달러 이상 지원받기는 힘들어 피해가 막대하다"고 하소연했다.

김용호 남가주 한인 외식업협회장에 따르면 현재 한인타운 내 한인업주가 운영하는 요식업계는 약 700여 곳이다. 김 회장은 "최근 폐업 신고를 하는 한인 업주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말에는 식당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지금으로선 코로나가 사라져 정상영업이 이루어 지기만을 기다리는 것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어 답답하지만 모두 개인 건강에 특별히 유의해서 어려운 이 시국을 함께 잘 헤쳐나가자"고 당부했다.

한인타운 내 야외 식사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인도에 야외 테이블을 세팅한 '도쿄함바그'(왼쪽)와 가게 앞 허락된 공간에만 테이블을 설치한 '성장군'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