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괜찮다’ 툭 하면 외출 자녀들, ‘밖에서 옮아올라’ 잔소리 부모 갈등 심화

뉴스포커스/코로나19 ‘新 가정불화’

최근 美 확진자 평균 연령층 33세 이하로

야외 식당·술집 영업재개 고삐풀린 젊은층

‘혹시나’ 걱정 부모들 감염 불안 전전긍긍

전문가들 “서로간 타협점 찾는 것이 최선”


#코로나19 때문에 부모 집으로 들어와 지내고 있는 대학생 강모씨(23)는 최근 거의 매일 친구들과 술 마시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집에서 갇혀있기엔 너무 지겹다는 강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술집이 폐쇄됐을 때도 여러 명의 친구들과 하우스 파티를 하곤 했다. 강씨의 부모는 "함께 사는 가족들 생각은 안하고 위험하게 마스크도 없이 친구들을 만나고 다니는거냐"고 다그쳤지만 아들은 막무가내다. 강씨는 "젊어서 쉽게 감염 안된다. 아무 문제 없다"며 오히려 "9월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더 열심히 놀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 부모는 아들이 외출을 안하고 집에 있을 때는 되레 자신들이 방에서 나오지 않은채 밥도 따로 먹으면서 아들과의 접촉을 피할 정도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 때문에 부모는 감염 불안에 떨고 있다.

코로나19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집에서 지내는 젊은 자녀들의 잦은 외출 문제가 가정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야외 식사가 허용되면서 식당과 술집이 영업을 재개하자 젊은이들의 외출은 더욱 잦아졌다. 젊음을 무기로 바이러스 예방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자녀들과 ‘사람들 만나면 위험하다’는 부모들이 부딪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CDC(미국질병통제국)에 따르면 지난 3~4월에 50~60대 환자가 주를 이뤘던 코로나19 확진자 평균 연령이 33세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봉쇄령이 풀리자 젊은이들이 해변가 및 술집에서 집단 파티를 열면서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도 전체 확진자 중 40대 이하가 60% 이상을 기록했고 애리조나주는 누적 확진자 중 약 60%가 45세 미만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DD) 소장은 "젊어서 감염되지 않을 것으로 과신하는 다수의 무증상 젊은 층이 코로나19에 치명적인 노년층 부모들을 감염시킬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다수 젊은이들은 수긍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기숙사가 문을 닫으면서 부모 집에서 함께 살게된 대학생 이모씨(22)는 “부모님의 걱정은 이해하지만 어떻게 집에만 갇혀 있겠는가”라며 “조심하고 다니면 쉽게 감염되지 않을텐데 부모님이 너무 예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외출 하려고 하면 부모님이 어디가냐고 참견해서 맨날 싸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밸리에 사는 전모씨(60)는 “직장에 다니는 딸이 처음엔 조심하더니 요즘엔 거의 매일 퇴근후 친구들을 만나고 다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미국서 태어난 딸과 문화차이가 큰 것같다”며 “아무리 잔소리해도 듣지않아 포기하고 가능한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살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인가정상담소의 박제인 케이스 매니저는 최근 코로나19로 자녀들의 외출문제에 관련한 상담 사례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 매니저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평소 가족간에 위생관리 지침을 철저히 해야한다"며 "특히 10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가 현명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 타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