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앞 기자회견…"저와 교회 없애려 교회 재개발 선동"

경찰 "전 목사 퇴원한 만큼 '방역 방해' 수사 신속히 진행할 것"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다가 2일 퇴원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정부의 방역조치를 '사기극'이라 표현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바이러스' 전체를 우리(교회)에게 뒤집어씌워서 사기극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지난달 17일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된 뒤 열엿새만인 이날 퇴원했다. 이송 당시 마스크를 턱에 내려쓴 장면이 포착된 것과 달리 이날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모습이었다.

밝은 표정의 전 목사는 "저와 저희 교회를 통해서 여러분께 많은 근심을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어진 6분가량의 나머지 발언은 거의 대부분을 문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채웠다.

전 목사는 "지난 1년 동안 '이승만광장'(광화문광장 서편)에 수천만명이 모여 문 대통령에게 1948년 건국 부정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며 "답은 안 하고 틈만 나면 저와 우리 교회를 제거하려고 재개발을 선동했다. 이번에는 '우한 바이러스'였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치가·사회운동가가 아니라 한국 교회를 이끄는 선지자 중 하나"라며 "한 달은 지켜보겠지만, 문 대통령이 국가 부정, 거짓 평화통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하면 한 달 뒤부터는 목숨을 던지겠다. 저는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상대 상인 집단소송을 예고한 단체) '평화나무'에서 교회 주변 상점들을 선동하고 다니는데 그런 불의한 짓은 결코 오래 가지 못 한다"고도 했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은 전 목사의 감염 상태 등을 보도한 일부 언론의 기자회견장 출입을 막았다. 취재진을 위해 마련된 천막 가장 앞줄에는 보수 유튜버들이 자리를 잡았다. 강연재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기자회견 후 외신을 대상으로 '사기극' 주장을 되풀이했다.

경찰은 자가격리를 어기고 광복절집회 등에 참가한 전 목사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서울시는 방역당국의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하고 신도 등 코로나19 조사대상 명단을 누락·은폐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로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전 목사가 퇴원함에 따라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 사건들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며 "필요한 수사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x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