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SNS 인플루언서 욱일기 문양 문신에 인종차별적 공세

"한국, 사과하라" 등 해시태크 수십만건 달려…한류 확산에 찬물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가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문양의 문신을 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뒤늦게 잘못을 깨우치고 사과했지만, 일부 한국 네티즌이 인종차별적 댓글을 다는 바람에 현지 네티즌이 발끈했다.

9일 소식통과 마닐라 블루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SNS 인플루언서 벨라 포치는 최근 왼쪽 팔에 욱일기 문양의 문신을 한 것을 SNS에 올렸다가 한국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는 지난 6일 욱일기의 역사적 배경을 알지 못했다면서 용서를 구했고, 한국을 사랑한다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욱일기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문신을 지우거나 덮겠다고 약속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가난한 필리핀인은 작고 못 배워서 무식하다", "속이 좁다" 등 인종차별적 비난 댓글을 달면서 사안이 복잡해졌다.

이번에는 현지 네티즌들이 반발해 "#ApologizeKorea(한국, 사과하라)", "#CancelKorea(한국, 취소하라)" 등의 해시태그가 속출했고, 일부 네티즌은 한국에서 겪었던 차별대우를 언급하며 반격하기도 했다.

현지시간으로 9일 오후 3시 현재 트위터에 올라온 이 같은 해시태그만 32만7천여건에 달한다.

벨라는 틱톡 팔로워가 1천580만명에 달하고,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200만명이 넘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현지 언론이 잇따라 관련 소식을 전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격리 기간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쉽게 접하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는 등 한류가 확산하는 현지 분위기가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