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문구 수놓은 점퍼 입고 에미상 시상식 등장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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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흑인 사회 지지 표하고 싶어"
점퍼 375불·마스크 24불…수익금은 비영리단체로

캐나다 출신의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샌드라 오(오미주·49)가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한글 문구를 수놓은 점퍼를 입고 미국 에미상 온라인 시상식에 등장해 큰 화제를 뿌리고 있다. 아시아계 유명 배우가 흑인 인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주류언론의 포커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21일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20일 시상식에서 샌드라 오가 착용한 의상은 연보라 '보머 점퍼'(Bomber jacket·항공점퍼)로 앞부분에는 태극기 4괘인 '건곤감리'문양과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문구가 있으며 소매에는 무궁화 문양이 수놓아져 있다.

해당 의상을 디자인한 '코어 리미티드(Korelimited)'는 LA에 기반을 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한글이나 태극기 등 한국적인 소재를 주로 디자인에 담는다. 코어(KORE)는 'Keeping Our Roots Eternal(우리의 뿌리를 영원히 간직하자)'는 뜻을 의미한다.

코어 리미티드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샌드라 오와 협업으로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 화보 패션을 완성하게 됐다"며 "그녀가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폭력에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각종 관련 시위에 대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흑인 사회를 지지하고 애도를 표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코어 리미티드는 또 "샌드라 오가 조지 플로이드 사태에 대해 중요하고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패션을 입길 희망했다"며 "그녀의 '대담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과거에도 연예계에서 한국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유지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샌드라 오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Black Lives Matter' 문구가 한국어로 직역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연보라색은 마음에 안정을 주고 한국적인 느낌이 들어서 선택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샌드라 오가 착용한 점퍼는 검정색과 연보라 두가지 색상으로 코어 리미티드 웹사이트에서 현재 375달러에 판매중이며 마스크 세트 또한 24달러에 판매한다.

수익금의 일부는 샌드라 오가 지원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인 캠페인 제로(Campaign Zero)와 블랙 걸스 코드(Black Girls Code)에 전달 될 예정이다.

샌드라 오는 BBC 아메리카에서 방영 중인 스릴러물 '킬링 이브'(Killing Eve)로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이번에 수상은 하지 못했다.

올 에미상 '흑인 파워'
女 주연상 등 휩쓸어

올해 에미상은 역대 가장 많은 흑인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어느 해보다 '흑인 파워'에 주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드라마 '유포리아'에서 10대 마약 중독자를 연기한 젠데이아 콜먼(24)이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을, 인종차별을 고발한 드라마 '왓치맨'에서 열연한 리자이나 킹이 '리미티드 드라마 시리즈'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흑인 배우 7명이 주요 연기상을 휩쓸었다.
CNN방송은 "5년 전 에미상 시상식에서 흑인 후보자는 14%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33%로 늘었고, 역대 가장 많은 흑인 수상자가 나왔다"며 "올해 에미상에서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