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포스트시즌 준비 모드에 불을 켠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지난 19일 올 시즌 세 번째 ‘동반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아쉬웠다. 두 선수 모두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2패(4승)째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3.00을 유지했다.
김광현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 나서 5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은 성적. 팀 승리로 패전은 면했지만 평균자책점이 0.63에서 1.59로 상승했다.
이제 두 선수는 정규시즌에서 한 차례 등판만을 남겨 놓고 있다. 마지막 등판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한 뒤 포스트시즌을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토론토와 세인트루이스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여유가 없는 쪽은 류현진이다. 토론토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의 포스트시즌이 세인트루이스가 포함된 내셔널리그보다 하루 일찍 시작하기 때문. 더구나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로서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을 맡아야 한다.
토론토는 오는 29일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토론토로선 이 경기에 류현진 카드를 꺼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잘 맞춰야 한다.
먼저, 나흘 휴식 후 25일 뉴욕 양키스전에 등판한 뒤 다시 나흘 휴식 후 30일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휴식 기간만 따지면 류현진에게 부담스러운 등판 일정이지만,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적은 이닝만 소화한다면 나쁘지 않은 일정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이 아예 정규시즌 추가 등판 없이 포스트시즌에 돌입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불펜 피칭으로 실전을 대신한 뒤 토론토가 바라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등판하는 시나리오다.
류현진과 달리 김광현은 여유가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은 10월1일 열리기 때문. 더구나 김광현은 류현진처럼 1차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김광현에게 2차전 이후를 맡긴다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일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김광현으로선 등판 간격보다 지난 경기의 부진을 만회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승장구하던 김광현은 지난 피츠버그전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홈런 2방을 얻어맞았고, 24이닝 연속 비자책점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부진할 경우, 포스트시즌 중 팀 내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현재로선 김광현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은 오는 24일 또는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 경기가 될 전망이다. 밀워키는 지난 15일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경험이 있는 상대다. 김광현과 류현진이 24일에 다시 한번 동반 출격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