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70만개 출하…2100만개 판매 스위스 제치고 손목시계 '최강자' 우뚝

금요화제

출시 6년만에 디지털 시대 급변화 주도
스마트 워치 찾는 젊은 층 공략 '승전보'
다만 판매액은 아직 스위스 시계가 앞서

'시계하면 스위스'라던 시대가 끝났다. 손목시계의 최강자가 스위스에서 애플로 넘어갔다. 디지털 시대로의 완전 이동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변화의 상징이다.

최근 조사분석 기관인 스트레이트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애플 워치는 지난해 3천70만 개를 팔아치웠고, 애플 워치 단일 품목으로 같은 기간 2천110만 개를 판매한 스위스 시계산업을 눌렀다.

애플이 첫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지 6년, 애플 워치는 시장의 기대처럼 엄청난 돌풍으로 바뀌었다. 불과 6년이 지난 지금 애플 워치의 출하량은 200년 전통의 스위스 손목시계를 추월했다.

출시 초부터 스마트워치 카테고리를 장악한 애플 워치는 결국 세계 시계산업의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전통적인 시계 제조업자들을 강하게 위협하고 있다.

추세를 보면 둘 사이의 격차는 더 크게 느껴진다. 한쪽은 가파른 상승 곡선, 다른 한쪽은 하락 곡선으로 화살표의 방향 자체가 엇갈린다. 애플 워치 출하량은 2018년 2250만개보다 36%나 늘었다. 반면 스위스 시계는 같은 기간 2220만개에서 13%가 줄었다. 다만 애플은 공식적으로 애플 워치 판매량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이 통계는 시장조사업체의 자체 분석에 기반한 것이다.

나이 든 소비자들은 여전히 아날로그 시계를 차고다니는 반면, 젊은 소비자들은 점점 더 자신의 커넥티드 생활방식에 적합한 스마트워치를 선호하고 있다. 스워치와 티솟 같은 전통적인 스위스 제조업체들은 스마트워치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

애플이 더 좋은 제품을 젊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점점 더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는 그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수석분석가 스티븐 왈처는 "스와치, 티쏘 같은 전통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는 노년층 소비자들 사이에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애플은 매력적인 디자인,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으로 디지털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더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호이어 등 일부 스위스업체들은 디지털화에 맞춰 독자적인 스마트 워치를 출시하는 전략으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티쏘는 지난 8월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물론 판매량과 수익성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 시계는 롤렉스 등 강력한 브랜드 파워 덕분에 애플 워치에 비해 가격이 훨씬 높다. 시장조사업체인 캐널리스의 분석가 빈센트 틸케는 '시엔엔' 인터뷰에서 "스위스 시계는 애플 워치보다 평균 약 2배 비싸며 판매액에서는 아직도 스위스 시계가 애플 시계를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스위스 시계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