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 대법관 지명 에이미 코니 배럿

미 역사상 5번째 女대법관, 독실한 가톨릭 신자

낙태·오바마케어·이민 비판 시각…총기보유 옹호

아이 둘 입양·막내는 다운증후군, 남편 연방 검사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연방항소법원 판사는 젊은 나이에도 보수 진영 안에서 칭송받아온 뼛속 깊은 보수주의자다. 그는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되면 긴즈버그의 뒤를 이어 미 역사상 5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대법관 후보로 마음 속에 품어온 배럿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법관에 지명한 ‘진보 아이콘’ 긴즈버그와 주요 이슈들에서 정반대 쪽에 서왔다.

배럿 지명자가 상원 인준 표결을 통과한다면 연방대법원은 전체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6명을 차지하게 된다.

◇ 일찌감치 예약된 후보
2017년 현 직위인 연방고법 판사에 오른 배럿은 이듬해 캐버노 지명 당시에도 최종 대법관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배럿을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예약해뒀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우파였던 고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법률 서기를 지낸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고법판사 인준청문회에서 신앙과 법률에 관해 썼던 자신의 글을 놓고 민주당 상원 법사위 간사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과 논쟁하기도 했다. 배럿의 종교적 관점이 판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배럿은 당시 청문회에서 종교가 판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낙태·이민·총기 보수 정책지지
배럿은 그간 수정헌법 2조의 총기 소지 권리와 이민, 낙태에 대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임신 후 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리를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강력한 낙태 반대론자다.
총기 소유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 또한 강력하게 지지한다. 그는 지난해 법원이 사기 중범죄자가 총기를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의 손을 들어줄 때, ‘중범죄자라는 이유만으로 수정헌법 2조에 있는 권리까지 잃는 건 아니다’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건강보험개혁법인 일명 ‘오바마 케어’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민주당과 진보층은 배럿이 낙태 권리를 후퇴시키고 오바마케어를 무효로 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인준을 반대하고 있다.

◇7남매의 장녀이자 7남매 엄마
배럿은 아이티에서 입양한 2명을 포함해 4남 3녀, 모두 7명의 자녀를 뒀다. 본인도 7남매 중 장녀다. 자녀 나이는 모두 20세 미만으로 역대 대법관 중 처음으로 학생을 둔 후보자다.
특히 막내아들은 임신 중 검사에서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출산했다. 그래서 막내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1972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태생인 배럿은 로드스 컬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노터데임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또 노터데임 법대 교수를 역임하면서 2006년과 2016년, 2018년 올해의 교내 법학교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편 제시 배럿도 인디애나주 연방 검사를 지냈고, 아버지도 법조인 출신이다.

▣말말말
"질병은 발견한 의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다. 그러나 사건에서는 소송 변호사나 판사의 이름을 따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