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0년만에 최다…전문가들 '기후변화'를 한 요인으로 꼽아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올해 호주에서 상어에 물려 숨지는 일이 잇따르면서 기후변화를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달 초 호주 서부해안에서 한 서퍼가 상어의 공격으로 숨지는 등 올해만 벌써 7명이 상어의 공격으로 숨졌다.

곧 여름철 서핑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희생자는 더 늘 가능성이 크다.

호주에서 상어 공격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희생된 해는 1929년으로, 모두 9명이 사망했다. 1934년에도 7명이 숨졌다.

최근 수년간 상어에 물려 숨지는 사례는 1년에 1∼2건이었다.

지난해에는 단 한 건의 사망 사례도 없었다.

상어에 물려 숨지는 일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단순히 불운이라고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수온 상승으로 물고기가 적절한 환경을 찾아 남쪽 해안으로 이주함에 따라 상어도 먹이를 찾아 함께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호주 맥쿼리대학의 쿨럼 브라운 교수는 "올해처럼 해안 가까운 곳에서 많은 물고기를 본 적이 없다"며 "물고기가 이동한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상어가 물고기 있는 곳에서 반응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호주에서 상어 공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황소상어, 백상어, 타이거상어 등도 활동 반경을 넓혔다.

상어 생태학자인 로버트 하코트는 "황소상어처럼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종들이 남쪽 바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북쪽 해안에서 발견되던 타이거상어도 조류의 영향인 듯 시드니 인근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전문가 모두 기후변화로만 올해 상어 공격에 따른 사망자 증가를 설명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경고한다.

수년간의 충분한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바다가 변함에 따라 상어도 변하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기후변화가 자연환경을 황폐화하고 해양 생태계의 작동은 물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올해 1년 자료로는 어떤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미지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