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가 '좌충우돌' 기자회견으로 주목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19일 보도했다.

이날 워싱턴 소재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청사에서 트럼프 법무팀을 이끌고 기자회견에 나선 줄리아니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굳어져 가는 대통령 선거에 폭넓은 부정이 있었다며 대선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는 민주당이 장악한 디트로이트 등에서 수천 표가 바이든 후보에게 넘어갔다거나, 사전에 짜인 부정선거 계획이 있었다는 주장도 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줄리아니는 또 1992년에 개봉한 법정 영화 '나의 사촌 비니'에서 등장인물이 펴진 손가락 개수를 묻고 틀린 답을 하는 법정 장면을 흉내 내면서, 경합 주인 필라델피아에서 공화당 선거감시단이 개표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회견 도중 적잖이 땀을 흘렸고, 간간이 손수건으로 이마와 얼굴을 닦아내야 했다.

그러나 회견이 길어지면서 그의 관자놀이 부근에서는 땀과 섞인 검은 염색약이 양 볼을 거쳐 턱 부근까지 흘러내렸다.

기자회견에 열중한 그는 한동안 이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듯, 손수건을 꺼내 머리와 얼굴만 닦기도 했다.

이런 그의 열정적인 회견 태도와 달리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부정선거 관련 주장 중에는 전혀 근거가 없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음모론도 섞여 있었다.

어느 순간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의 표가 독일과 스페인에서 차베스 및 마두로와 연계한 회사에 의해 개표되었다는 사실에 더욱 경악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차베스는 7년 전에 사망한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우고 차베스를 뜻하며,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은 줄리아니가 주도한 90분간의 회견이 거칠고, 곁가지로 새 나가기도 하고 종종 시비조였으며 거짓말과 음모이론으로 넘쳐났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줄리아니가 회견에서 사실을 호도하는 발언과 터무니없는 음모론, 노골적인 거짓말을 섞어 트럼프에게 아직 선거 승리를 위한 길이 있다는 주장을 펴려 노력했다고 논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줄리아니를 포함한 트럼프 변호인단의 주장은 간단하지만 방대하다"며 "중국과 쿠바, 극좌 조직 안티파,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한 명은 죽었고 한 명은 살아있는 최소 2명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다수의 미국 도시, 아르헨티나 등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선거를 훔치기 위한 음모에 동참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관련 기사에 '땀투성이의 줄리아니가 이상한 기자회견에서 머리 기능 불량을 경험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줄리아니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소송과 관련, 미리 짜인 부정선거 계획이 있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는 투표와 개표의 정당성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의 문제 제기와 다른 접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폭스뉴스는 "줄리아니가 거대한 선거 부정에 관한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는 다수의 주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따른 논리적 결과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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