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그래미의 문을 열었고 그래미 역시 K팝에게 자신을 개방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제 63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이하 그래미)’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한국 가요계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21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그래미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시상식이다, 음악성과 예술성에 중점을 두고 이제는 대중성까지 고루 고려하지만 아직도 비영어권 아티스트와 특정 장르에 대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레코딩 아카데미는 회원 구성의 변화를 주고 했다. 지난해에는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각각 투표 회원과 전문가 회원이 되기도 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과거에는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리 인기를 얻어도 음악성이나 음악적 성과가 인정 되야 후보와 수상이 됐다. 1990년대 들어서는 흥행과 대중성을 감안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이나 시각과 저항이 있었다”면서 “여성회원이나 젊은 세대,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의 회원을 늘리는 등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후보부터 달라졌다. 라틴 음악의 경우는 독립적인 장르로 봤고 이제는 BTS와 다이너마이트를 인정하면서 K팝에게도 문을 열었다. 향후에도 K팝은 기회와 가능성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도 “제61회에는 시상자로 나섰고 올해에는 합동 무대를 나가며 그래미에게 충분히 노크를 했다. 다이너마이트가 1위를 할 때 후보는 충분히 예상했다. 만약 영미권 아티스트라면 ‘올해의 노래’도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활동을 기반으로 한 가수가 그래미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동시에 K팝이 이제는 각국의 음원차트를 휩쓸만큼 전세계에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이나 체감이 아닌 반증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각각 4년연속, 3년연속 이미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이제는 그랜드 슬램 달성을 위해서는 그래미 수상만 남았다. 물론 후보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아티스트에게는 영광이지만 올해 방탄소년단과 다이너마이트가 거둔 성과에 비추어보면 수상 역시 기대해 볼만하다.

임 평론가는 “다이너마이트가 빅히트성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고 후보에 오른 것도 엄청난 성과다. 다른 후보곡이 강하지만 수상가능성이 없지 않다. BTS와 다이너마이트는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고 강 평론가 역시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쟁쟁한 후보이라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방탄소년단과 다이너마이트도 가장 빛나는 성과를 냈다 기세와 정황적으로 무방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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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