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AT 마드리드전 졸전 끝 무릎
스페인 언론, 그라시아 용병술에 물음표
"모두가 뛰어야 하기에…" 원론적 답변만

발렌시아의 이강인(19)이 다시 한 번 리그 경기에 결장하자 스페인 언론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강인은 29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11라운드 경기에 결장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하비 그라시아 발렌시아 감독은 5장의 교체 카드에 이강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발렌시아는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한 끝에 0-1로 패했다.
경기 후 현지 언론에서는 이강인의 결장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기자회견에서도 이강인이 출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이 상세하게 이어졌다. 그라시아 감독은 이강인의 결장 이유에 대해 "이강인은 잘 뛰고 훈련도 잘했다. 나는 경기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가 뛰지 않았다고 해서 훈련을 나쁘게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선수가 더 뛸 자격이 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속 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는지 이후 "이강인이 결장한 것에 대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공격적인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라시아 감독은 "누가 왜 뛰지 못했는지 질문하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모든 선수를 가치 있게 봐야 한다. 이강인도 포함이다. 모두가 뛸 수 없다"라면서 경기를 준비하는 감독의 의도와 결정에 따라 누군가는 결장할 수 있다고 받아쳤다. 스페인 현지 언론은 이강인이 지난달 비야레알전에서도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비슷한 논조로 그라시아 감독을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에서 가장 창조적이면서 역동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이강인을 교체 카드로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발렌시아와 이강인이 재계약을 두고 협상하는 시기다. 이강인은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입지가 탄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출전 시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이강인 입장에선 그라시아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발렌시아와 재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다. 현지 언론이 이강인 결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결정적 배경이기도 하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