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증가율도 겨우 0.35% 증가 '120년만 최저'…코로나 사망자 폭증 여파
뉴스분석

각종 이민 규제와 젊은층 출산 감소 등 부채질
뉴욕 감소율 -6.5% 1위, 가주도 13만6천명

올해 미국의 인구가 120년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망자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국 통계국이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에서 올해 7월 사이 미국 인구는 0.35% 증가했다. 통계국의 올해 7월 기준 총인구 추정치가 약 3억2천90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약 11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인구통계학자인 윌리엄 프레이 선임연구원은 이는 이번 세기와 지난 세기를 통틀어 가장 낮은 인구 증가율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 독감이 확산하고 제1차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미군이 목숨을 잃은 1918∼1919년에도 인구 증가율은 0.49%로 올해보다 높았다.

프레이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각종 이민 규제와 출산율 감소로 미국 인구 증가율이 이미 낮아진 상황에서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추세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50개 주 중 인구가 감소한 곳은 16곳으로,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거점이었던 뉴욕의 인구가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도 13만6000명이 줄어, 1.8%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뉴욕 인구는 약 12만6천 명이 감소해 감소율이 0.65%였다.뒤이어 일리노이주(0.63%), 하와이(0.61%), 웨스트버지니아(0.58%), 미시시피(0.38%) 순으로 인구감소율이 높았다.

미국 인구증가율이 기록적으로 낮아진 상황은 올해 사망자 수가 폭등한 것과 맞닿아 있다.

CBS방송은 올해 미국의 사망자 수가 320만 명을 넘어 지난해(285만4천838명)보다 최소 40만 명 이상 늘어났다고 예상했다.

사망자수 증가율은 15%로 예상되는데, 이는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 창궐이 동시에 일어난 1918년 이후 가장 큰 증가 수준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사망자가 급증한 가장 큰 직·간접적 원인으로 코로나19를 지목했다.

코로나19 자체로 인한 사망에 더해 폐렴이나 심장질환, 당뇨, 치매 등으로 숨지는 경우도 일부는 코로나19로 기저 질환이 악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미국 기대수명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앤더슨 사망통계 책임자는 올해 8월까지 사망자 수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기대수명이 지난해 대비 1.5년 짧아졌다고 전했다. 올 한해 전체로 따지면 기대수명이 전년 대비 2∼3년까지 단축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올해 기대수명이 실제로 이 정도 짧아졌다면 2차 세계대전으로 기대수명이 2.9년 단축됐던 1943년 이후로 가장 큰 단축 폭일 것이라고 앤더슨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