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447건으로 최근 10년 새 최다

총기 사망자 전년보다 2배 늘어 1천824명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뉴욕시를 비롯한 미국 대도시들에서 살인과 총기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언론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올해 뉴욕에서 살인 사건 447건이 발생해 최근 거의 10년 사이 최다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로 경제적 타격이 본격화된 여름 이후 총기 사건이 늘었다.

특히 NYT는 총기 사건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집중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올해 총기사건 사망자가 전년(896명)보다 104% 늘어난 1천824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살인과 총기 사건의 증가는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의 많은 대도시에서 나타난 유사한 현상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척 웨슬러 경찰간부연구포럼 대표는 "세계적인 감염병과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를 둘러싼 어려움이 혼합되면서 치안에 있어 올해 같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력 사건의 원인으로 폭력조직 간 분쟁을 꼽았지만, 엉뚱한 피해자들도 적지 않았다.

퀸스에서는 침실 창문으로 들어온 유탄에 맞아 한 여성이 숨졌고, 브루클린에서는 강도가 쏜 총에 1살 아이가 숨지는가 하면 소셜 미디어에서의 다툼이 총기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살인과 총기 사건이 최근 수년간 감소한 점을 거론하며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올해도 감소 추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범죄는 증가했지만, 경찰의 범죄 해결률은 감소했다.

뉴욕 경찰(NYPD)의 2분기 강력 범죄 해결률은 26.3%로, 전년 같은 기간 35.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한 경찰 간부는 "코로나19로 상당수 경찰관이 격리되면서 다른 지역 경찰관이 업무를 대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뉴욕에서는 1천명이 넘는 경찰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되면서 범죄자 검거가 어려워졌다는 해석도 있다.

크리스토퍼 허먼 존 제이 칼리지 교수는 "지금은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이것이 범죄자에게는 익명성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