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근무한 베테랑…정치인·지인들 추모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한종구 기자 =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해산하는 임무에 투입된 미국 의회 경찰관이 나흘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난입 사건과 관련해 숨진 경찰관은 2명째로, 앞서 진압 과정에서 중상을 입고 치료받던 브라이언 시크닉 경관이 사망한 바 있다.

10일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 경찰은 베테랑 경관인 하워드 리벤굿(51)이 비번이던 이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복수의 소식통은 WP에 "리벤굿 경관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이 포위당한 지 며칠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의회 경찰 노조는 성명에서 "마음이 매우 아프다"며 "그는 의회 경찰의 상징인 이타적인 봉사를 한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리벤굿은 2005년 4월부터 의회에서 근무했다. 그의 부친도 1980년대 초반 상원 경호국장으로 일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제니퍼 웩스턴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리벤굿 경관은 가족의 전통을 이어서 15년간 미국 의회를 위해 봉사했다"며 "가슴이 아프다"고 적었다.

상원의원 출신 존 케리 전 국무장관도 "고인은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도 사무실 문 뒤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들의 안전에 늘 신경을 썼다"며 "민주주의 전당을 지키며 일생을 보낸 애국자의 비극적인 손실"이라고 밝혔다.

지인들도 겸손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리벤굿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애도를 표했다.

고교 은사인 찰리 오스틀룬드는 "그는 훌륭한 학생이었고 훌륭한 아이였다"며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의사당 폭동 기사를 보고 리벤굿이 떠올라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그를 찾았다는 친구 스튜 윌킨슨은 "뛰어난 사람이었고, 조용한 리더였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앞서 의회 난동 사건 진압에 나섰다가 부상한 시크닉 경관도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일 병원에서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두 경찰관을 추모하기 위해 백악관과 모든 관공서, 군기지, 군함, 재외 공관에 성조기를 13일 일몰 때까지 조기로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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